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5204 추천 수 1 댓글 0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러면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그제와 어제 여러분으로부터 저를 걱정하는 전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이제 나이 먹었으니 사순절 되었다고 너무 심한 단식은 하지 말라고.

 

 

프란치스코는 사순절에 의사의 강권에 의해 닭고기 국물을 조금 먹고는

사순절에 프란치스코가 엄격히 단식할 것이라고 사람들이 믿고 있는데

닭고기 국물까지 먹고 가만히 있으면 믿음을 배반하는 위선이라고 생각하고

형제들에게 자신을 광장으로 끌고 가 위선자임을 폭로하라고 부탁했지요.

 

 

이 자리를 빌려 저도 그렇게 단식하는 사람이 아님을 말씀드려야

프란치스코의 제자로서 마땅할 것입니다.

 

 

40대까지만 해도 저는 단식을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교회 단식일을 제외하고 제일 처음 스스로 단식을 한 것은

7-80년대 민주화를 위한 단식 때였습니다.

이렇게 한 번 자발적 단식을 해보니 영적으로 좋은 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제 삶이 흐트러졌을 때나

뭔가 잡다한 것들을 단칼에 잘라 버리고 새롭게 출발해야 할 때,

단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준비도 없이 곧바로 하곤 하였습니다.

단식斷食, 음식을 끊음으로써 그동안 유지되어 온

좋지 않은 습관, 부정적인 생각, 무질서한 욕망들을 끊으려 했던 거지요.

 

 

그런데 50이 넘어서부터 단식을 하는 것이 힘들고 당연히 주저하게 됩니다.

큰맘을 먹어야 하고 웬만한 이유나 목적을 가지고는 할 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제는 사랑 때문이 아니라면 할 맘도 없고 할 수도 없습니다.

 

 

건강을 위한 단식, 이념을 위한 단식도 의미가 있지만

단식은 인격적인 단식, 곧 사랑의 단식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복음은 신랑이신 주님을 위한 단식이어야 한다고 얘기하고,

독서 이사야서는 이웃 사랑을 위한 단식이어야 한다고 각기 얘기합니다.

 

 

그렇습니다.

단식은 무엇보다도 주님 사랑 때문에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주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고,

나를 사랑하시는 주님 사랑의 힘으로 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독서 말씀대로 이웃사랑을 위한 단식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우선 음식을 끊는 게 아니라 못된 짓을 끊는 겁니다.

제 일만 찾고 일꾼들을 다그치던 못된 짓을 끊고,

다투고 싸우며 주먹질이나 하는 그런 못된 짓을 끊는 겁니다.

 

 

그러나 이웃사랑이 못된 짓을 아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것은 소극적인 것이고 좋은 일을 하는 게 적극적인 사랑입니다.

불의한 결박을 풀어 주고 멍에 줄을 끌러 주는 것,

억압받는 이들을 자유롭게 내보내고, 모든 멍에를 부수어 버리는 것

우리의 양식을 굶주린 이와 함께 나누고,

가련하게 떠도는 이들을 우리 집에 맞아들이는 것,

헐벗은 사람을 보면 덮어 주고, 우리의 혈육을 피하여 숨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의 독서 이사야서는 아주 의미심장한 말을 이어서 합니다.

“너의 빛이 새벽빛처럼 터져 나오고, 너의 상처가 곧바로 아물리라.

그때 네가 부르면 주님께서 대답해 주시고,

네가 부르짖으면 ‘나 여기 있다.’ 하고 말씀해 주시리라.”

 

우리가 사랑을 실천할 때 우리의 상처가 아물고,

우리가 사랑을 실천할 때 주님께서 함께 계시며 응답해주신다는 겁니다.

이웃을 위해 무엇을 하는 것이 사실은 나를 위한 것인데,

물론 이웃이 나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게 아니고 주님께서 하시는 겁니다.

 

 

아무튼 저는 오늘 단식의 자유를 선언하고

여러분에게도 주제넘겠지만 단식의 자유를 드리고 싶습니다.

 

 

사랑 때문이 아니라면 이제 단식을 아니 해도 좋습니다.

단식을 해야 한다는 강박은 이제 벗어 버려도 좋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01Nov

    모든 성인의 날-우리는 모두 성인이다.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얼마나 큰 사랑을 주시어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리게 되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과연 우리는 그분의 자녀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모든 성인의 날. 오늘 이 날을 지내며 모든 성인이...
    Date2013.11.0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455
    Read More
  2. No Image 31Oct

    연중 30주 목요일-어느 수련자의 강론

    ‘소크라테스, 바오로, 성 프란치스코!’   +평화를 빕니다. 지금까지 대부분 복음을 읽으면서 한 가지 주제로 나눔을 해왔었는데, 오늘은 복음을 읽으면서 머릿속이 번쩍 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3명의 인물들이 ...
    Date2013.10.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2623
    Read More
  3. No Image 31Oct

    연중 30주 목요일-주님의 길, 나의 길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예언자는 예루살렘이 아닌 다른 곳에서 죽을 수 없기 때문이다.”   주님께서는 오늘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주님의 말씀에 <나의 길>은 어떤 길인지 돌아봅니다. 지금 가고 있...
    Date2013.10.3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550
    Read More
  4. No Image 30Oct

    연중 30주 수요일-나는 진정 구도자인가?

    길을 가시는 주님께 어떤 사람이 느닷없이 묻습니다. “주님, 구원받을 사람은 적습니까?” 우리는 가끔 길을 가다가 “구원 받으셨습니까?”하고 질문을 받지요. 그때도 그 느닷없음에 당황하곤 하였지요.   구원에 대한 질문이 많은 사람에게 느닷...
    Date2013.10.3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251
    Read More
  5. No Image 29Oct

    연중 30주 화요일-작은 사랑을 소중히 여기고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나!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다. 그랬더니 자라서 나무가 되어 하늘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였다.”     오늘 복음은 하늘나라를 겨자씨와 누룩에 비교하는 말씀입니다.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가 ...
    Date2013.10.29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921
    Read More
  6. No Image 28Oct

    성 시몬과 유다 사도 축일-완전한 공동체인가 거룩한 공동체인가?

    “그리스도 안에서 전체가 잘 결합된 이 건물이 주님 안에서 거룩한 성전으로 자라납니다. 여러분도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거처로 함께 지어지고 있습니다.”   유다와 시몬 사도의 축일인 오늘 복음은 12 사도가 뽑히는 내용입니...
    Date2013.10.28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385
    Read More
  7. No Image 27Oct

    연중 제30주일

       사람은 창조된 존재이기에 영원히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피조물과 다른 점이 있다면, 영원히 살 수 없는 존재임에도 영원히 살려고 노력하고, 그 방법을 찾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야기 중에, 중국의 한 왕...
    Date2013.10.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0 Views1903
    Read More
  8. No Image 27Oct

    연중 제 30 주일-기도, 하느님 앞에 겸손하게 있는 것.

    “겸손한 이의 기도는 구름을 거쳐서 그분께 도달하기까지 위로를 마다한다.”   연중 제 30 주일의 주제는 겸손과 기도입니다. 기도는 겸손한 사람이 하는 것이라는 뜻이지요. 교만한 사람이 절대 기도하지 않는 것을 보면 너무도 분명하지요. 자기 주먹...
    Date2013.10.27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4012
    Read More
  9. No Image 26Oct

    연중 29주 토요일-회개, 한꺼번에가 아니라 그때그때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일본이 해일과 원전사고로 인해 엄청난 재난을 당했을 때 어떤 종교인이 하느님을 믿지 않아서 그리 된 거라고 얘기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제가 든 생각이랄까 의문은 이분은 오늘 주님의 말씀을 ...
    Date2013.10.26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963
    Read More
  10. No Image 25Oct

    연중 29주 금요일-이 시대를 알지만 사랑하지 않는

    “위선자들아,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어제는 한 형제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떤 젊은 사람의 잘못된 행태랄까, 독특한 행태랄까 ...
    Date2013.10.2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0 Views3301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89 690 691 692 693 694 695 696 697 698 ... 748 Next ›
/ 748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