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십니다.
베드로 차례가 되자
베드로는 그것을 반대합니다.
발을 씻어 주는 것은 종의 일이기에
스승님이시며 주님이신 분이
발을 씻어 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주님이지만
종의 모습으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주님의 모습은
위에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 받쳐주는 사랑이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종의 모습을 선택하십니다.
그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래서 예수님께서 발을 씻어주시는 것을 거부하면
예수님과의 관계가 맺어지지 않습니다.
물론 발을 씻어주셨다고 해서
그 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유다의 경우 예수님께서 발을 씻어주셨지만
유다는 그것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다음에
내가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본을 보여주셨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먼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먼저 하느님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받은 그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발을 씻어 주시는 것을
받아야 하며
그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하느님 사랑의 대상입니다.
우리가 매일의 미사를 드리는 것은
바오로 사도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죽음을 전하는 것이며
또한 그 죽음 안에 있는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그 사랑을 다시 한번 느끼는 것입니다.
많은 부족함에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나의 부족함 때문에 나를 괴롭히고
상대방의 부족함 때문에 그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부족함마저도 사랑해 주시는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사랑하기 전에
먼저 나를 사랑해 주시는 그 사랑에
머물 수 있는 성삼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