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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겸요한 2014.04.20 18:16

부활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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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이 지냈던 이의 죽음, 내가 사랑했고, 나를 사랑했던 이의 죽음, 믿어지지도, 믿고 싶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사랑했던 이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으로, 해가 뜨기 전에 무덤으로 달려갑니다.

 나머지 세 복음서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오후 3시 쯤 돌아가셨고, 아마도 예수님을 무덤에 모시고 나서, 거의 바로 오후 6시에 가까웠을 것이고, 그렇게 안식일이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안식일에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막달레나는 하루 온 종일 마음을 졸이면서 집안에 머물러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막달레나이기에 해가 뜨기 전에 서둘러 무덤으로 달려가게 됩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 성주간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참으로 안타까운 죽음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희망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사랑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하나 밖에 없는 삶의 전부일 생명들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가족들의 마음, 아니 우리 모두의 마음은, 너나 할 것 없이 바다 속에 들어가 나의 희망, 나의 사랑, 우리의 희망, 우리의 사랑을 건져내고 싶을 것입니다. 막달레나가 십자가 곁에서 예수님의 못 박히는 모습을 아무 힘없이 지켜보고 있는 것처럼, 우리는 그저 발만 동동 구르면서 우리의 희망이 우리의 사랑이 꺼져가는 모습을 아무 힘없이 지켜봐야만 합니다.

 부활이 있지만,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지만, 사랑을 잃은 이들에게,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 예수의 부활을, 우리의 부활을 어떻게 전하고,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에게 예수의 부활은 허공의 메아리로밖에 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부활의 메시지가 그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기쁨을 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부활의 메시지가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복음, 기쁜 소식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고통을 가져 오는, 슬픔을 가져 오는, 빈 말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잃은 이들에게, 사랑을 잃은 이들에게, 희망을, 사랑을 이야기 하고 싶고, 우리 안에 아직 희망이 있음을, 사랑이 있음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막달레나가 마음을 졸이면서 하루를 보냈던 것처럼, 그 간절함 안에 우리의 희망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바라는 대로 우리의 희망이 이루어지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고통은, 고통으로 끝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막달레나는 부활을 믿었기 때문에 무덤에 가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기다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랑했던 이에 대한 사랑을 잊지 못하고, 끝까지 붙들고 있었기에, 예상하지 못했던 부활의 첫 증인이 되었습니다. 그렇듯 무엇을 주님께서 우리 앞에 마련해 놓으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간절함 속에서 희망을 버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서로를 아껴주는 마음에서, 서로의 고통을 감싸 안아 주고, 서로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그 안에, 우리의 사랑은 여전히 숨 쉬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의 힘으로 지금의 상황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어떤 기적의 힘으로 죽은 사람을 살려 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우리 안의 사랑마저 잃어버린다면, 우리 스스로가 살아갈 의미마저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오히려 힘들수록 서로에 대한 사랑을 더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과 희망 속에 머무는 그런 하루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그 안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해 주실 것입니다. 주님 부활의 은총이 고통 중에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 하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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