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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같으신 어른들

by posted Nov 0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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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 선

며칠 전 L.A 로 이민 가시어 살고계신
호데레사 자매님이란 분이 다녀 가셨다.
자매님을 알고 지낸지도 20년은 족히 넘었으리.
단짝 친구 분인 이프란치스카 자매님과 함께 약속이 되어
셋이서 모처럼 가을 단풍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졌다.

형형색색 곱디 곱게 든 단풍 앞에서 연신 탄성을 발하시니,
70이 다 되셨어도 소녀와 같으신 두 분!
그러나 가벼운 핸드백도 버거워하시는 걸 보면
몇 년 후면 어델 가시고 싶으셔도 맘처럼 안되실 게 아닌가.
약 십수년 전 엄마가 그러셨으니까...
함께 걸으면 항상 뒤쳐지시어 무척이나 답답했었다.
차츰차츰 그렇게 기력이 쇄해 가신다는 걸...!!!
나 또한 세월이 가면 그리되겠지.

단풍이 다 떨어지기 전,
그렇듯 어른들과 자연스레 추억을 함께 하는 시간들,
어쩜 그런 순간들이야말로
인생을 더욱 낭만스럽게 한 건지도 모르겠다.

사각사각 나엽 소리를 들으며
꽤나 먼 거리를 걸었어도
즐거움이 앞서 전혀 다리가 아프지 않으시단다.
두 분을 만나,
더불어 살아감 자체가 감사스러운 날이었음을...

내 인생 여정에서 만난 참으로 좋은 분들!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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