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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情)

by 김맛세오 posted Mar 0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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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 선

거의 매일 별꽃을 대할 수 있던 성거산의 밤하늘과는 달리
서울은 그야말로 '별볼일이 없는' 잿빛 하늘!

"풍요롭게도 살 줄 알고 가난하게도 살 줄 아는..." 바오로 사도의
환경에 대처하는 지혜로운 말씀이 진지해지는 요즘입니다.

더군다나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엔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 바로 어제렸던가요!
성거산의 개구리나 도롱뇽 알들이 그리워 지는 때이고 보면
그리워지는 '정(情)'이란 인지상정인가 봅니다.

벌써부터 얼음 녹는 계곡가의 버들강아지가 봄의 서막을 알렸을...
이맘때면 준동하는 봄의 서곡은
분주해지는 새 소리에서부터 들려오고,
개나리, 진달래의 꽃망울이 조금씩 부풀어 오르는 자연의 현상에서
제 가슴의 정(情)도 덩달아 한껏 벙글어 오르려 하지요.

'정(情)'하면,
으례히 '그리움'과 불가분의 관계란 생각이 들면서,
그리움과 정은 저의 삶 깊숙한 곳에 자리해
천성처럼 느껴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정'이란 단어를 분석해 보면
마음이란 심(心)방변에 푸를 청(靑)이 합해진 글자이려니,
마음을 늘 푸르게(젊게) 혹은 따뜻함을 지니는 덕목과 함께
참 좋은 느낌이 드는 단어란 생각이 듭니다.
정과 관련해 발상의 비약이지만,
효심 많은 심청이를 떠올려 볼 수 있는 데
'심청'이란 이름도 마음이 푸르고 깨끗한 心靑이란
글자에서 붙혀진 이름이 아닌가 하는...

이제 그리움의 대상이 된 성거산!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게 된 그곳 사람들과 자연 사물들!
어쩌면 아련한 추억이 많은 것은,
그마만큼 매정하고 팍팍한 몰인정과는 달리
기도할 소지가 많은 아름다움의 풍부한 밑거름이기도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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