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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건 싫어!

by posted Nov 1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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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선

바야흐로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었다.
오늘 아침 기온이 0도 정도는 되겠다 싶게
성거산 역시 온통 냉냉한 기압으로 겨울에로의 돌입 상태.
그 많은 꼼지락거리던 생명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걸까

난 어릴 적부터 추위에 몹시 약했다.
특히 손발이 시려워 오랜 시간 밖에 노출이 되면 참기가 어려웠으니까...그래선지 동상에 걸려본 경험도 여러번 있었다.
그러면서도 썰매를 타기 위해
집과 밖을 쥐방구리 드나들 듯 하노라면...
그때마다 할아버지의 꾸중이 이만저만 아니셨다.

또 하필이면
동토의 겨울, 이맘때면 꼭 어린 강아지를 길러
강아지의 발이 눈 속에 뭍혀 얼어버리면 어쩌나
늘상 쫒아다니면서 안스러워 했고,
신발을 신겨주고 싶거나
따뜻한 아랫목 이블 속에 넣어주고 싶어했다.

* * *

며칠 전 아직도 밤추위를 견디며 배회하다
나를 만났던 잠자리 친구는 제 자리를 찾아 갔을까.
안스럽게 큰 길가를 기던 지렁이가 발에 밟힐까
가만히 젖은 숲 속으로 넣어 주었는데...
지금쯤 제 보금자리에 잘 안주해 있을까
오늘 아침 날벌레를 피하려 내어놓은 포도송이에
부리가 뾰족한 아기새가 달라붙어 열심히 쪼아먹는 양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쫒기보다는 기쁨이 앞섰다.

동토의 겨울이 오면
모두들 겨울나기를 어찌 하고 있을꼬?
이 또한 인고(忍苦)의 생명 신비!
세상살이에 그렇듯 십자가는
꼭 있어야 하는 필수적 요소인가보다.

"추위야 더위야, 주님을 찬양하라"는 시편 말씀처럼,
추위 또한 싫지만 끌어 안아야 할 친구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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