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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불면(不眠)

by posted Feb 20,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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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누리에 평화

간 밤 꿈에서 깨어 눈을 떠 보니 2시가 좀 넘었다.
어제 오후 중노동을- 줄무덤 성지 가는 능선을 따라 품위있는 소나무들이 있어 주변 잡목들을 제거하는 톱질 작업을 장장 4시간이나 했다- 것에 비하면 꽤나 이상한 현상이다- 했기에 골아 떨어져 있어야 할 시간임에도, 그 꿈 내용을 되새기느라 영 잠이 오지 않는 거였다.

꿈 내용인 즉은-
<지지난 주 영세를 한 친구 병두와 함께 이곳 성거산
주변 언덕 길을 따라 크고 멋진 계곡을 만들어 놓고는 감탄을 하는...>

이어서 불면과 함께, 상상의 나래는 지금 있는 성모상 위치와 연못 옆으로 오솔길을 만들어야겠다는 엉뚱한 생각으로 날아갔다.
아마도 얼마 전 지적도에서 새로 발견한 능선 넘어 남향 숲 속 쪽으로
오솔길을 내면 참 좋겠다는 생각 때문인가 보다.

이어서 정동에서 오랜 세월 가꾸던 뒷 정원이 오버랲되어 온다.
그 안의 꽃과 나무들을 애지중지 가꾸던 도시의 메마름에 비하면,
여기 성거산은 그야말로 산과 계곡이 어우러져 스케일이 방대한
자연을 품을 하느님 작품이 아닌가!

전자가 인위적인 미니 정원이라면, 후자는 광대한 자연 정원.
그것도 청정 공기와 물, 흙, 잘 생긴 소나무 슾으로 우거진 자연
정원에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지내는 나!
잠시 문명의 복닦거림에 부대끼다 밀림으로 돌아 온 복된 타잔의
존재처럼 동물 친구들을 부르는 멋진 자존(自存)의 모습이
떠오른다.

즐거운 상상의 나래는 이렇게 펼쳐진다:
한글을 깨우친 아주 어린 초년생이었을 적, 처음으로 대할 수 있었던 만화들 중에 <밀림의 왕자 철민이>란 제목의 흥미진진한 내용이 있었다. 아마도 그 철민이는 타잔 역을 대변하여 그린 아이였나보다.

<아^아^아^^!!!" 밀림 속에 울려 퍼지는 철민이의 야성을 듣고
커다란 코끼리 친구가 나타났고 때로는 무지하게 큰 뱀 친구가 나타나, 위기에 처한 철민이를 등에 태우거나 머리에 올라 타 피리를 불며 밀림을 헤치려는 악한 무리들을 향해 약한 동물들의 평화와 정의의 대변자 역할을 멋지게 수행하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였다.>

어쩌면 지금의 내가 있는 성거산과 상황은 다르지만,
밀림 속을 누비는 철민이나 타잔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느님이 창조해 주신 아름다운 자연의 품 속이란 것...
꿈을 통해 새로 낼 오솔길에 대한 구상과
오늘부터 실천에 옮길 작업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철민/타잔/밀림/자연/성거산/맛세오/오솔길...>
쏙쏙 스쳐가는 의미들이 이 밤 음악의 선율처럼,
즐거운 불면의 밤에 악보가 그려진다.

아,아! 진리란 숱한 의식(意識) 작용에서가 아닌 느낌에서 비롯되어
깨닫을 수 있다는 것을...
무한한 행복과 감사의 삶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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