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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은 했누...?

by posted Feb 0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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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 선

지난 김장철이었다.

김프란...형제, 왈: "형제님, 오늘 김장독 좀 함께 씻을라요?
맛..형제: "우리 김장은 언제 할껀대요...!?"
김프: "헛,허..., 김장이라고요? 한 번도 한 적이 없지요."
맛: "러면, 김장도 안하는데 왠 독을 씻을꼬?"
김프: "다 하느님께서 채워주신다오. 씻어 놓기만 하면..."
맛: "...!!!???"

그래서 둘이 독 세개를 아주 깨끗이 씻어 놓았다.
그리곤 작년에 묻어 놓았던(주방 앞) 제자리에 다시 옮겨 놓았다.

맛: "...!!!...형제, 도대체 독에 넣을 김치는 어디에...?
김프: "때가 되면 천사님들이 가져올꺼요. 그래서 다양한 김치 맛을
보게 되구요."

그렇게 독을 씻어 놓았지만, 2주 정도 지나도 기존에 있던 시어빠진
김치 외에는 전혀 김장 김치를 구경할 수가 없었다.

김프: "올 해는 김치 없이 그냥 지내야 할라나 봅니다.
천사님들이 오다가 다른 곳으로 샜나봐요. 아님 경기 불황
때문인가...?"
맛: 그제서야 아둔한 머리에 감이 잡혀-
"아항, 형제, 은인분들의 김치 애긍을 기다리는 거구만요."

그날 전화 벨이 울렸다.

?: "거기 성거산 수도원이죠...? 저 양글라라인데요, 김치가
어데서 들어 온 게 있나요? 좀 갖다 드릴려구요."
맛: "...!!!??? 글쎄요"

저녁에 전화 왔던 이야기를 다른 두 형제에게 전했다.

김세라: "글라라 할머니라면, 읍내에 사시는 분인데, 우리가
오히려 가끔 김치를 나눠 드리는 분이어요."
맛: "어쨋든, 할머니 아는 분을 통해 조만간 김치를 가져
오시겠다던 데...!?

* * *

며칠 전 뉴욕에 계신 작은엄마가 전화를 하셨다.
한 30분 이상은 통화했으리라.

작엄: "예, 거기 김장은 했니?
맛: "김장요...? 여긴 그딴거 안해요."
작엄: "얘 좀 봐, 그면 김치도 안먹고 사는거니?
맛: "안 먹기는요...여기저기 들어오는 김치가 있어 다양한 김치 맛이
그만인걸요."
작엄: "야휴, 그지도 상거지네! 왜 그런 곳에 들어가 생고생을 하는
거니?"
맛: "작은엄만 알지도 못하시면서...복닥거리는 서울에 비하면
여기가 천국인 걸 모르실걸요, 하,하,하!"
작엄: "장보러는 가끔가구...?
맛: "장이요...? 한 번도 안가요. 볼 게 없으니..."
작엄: "그면, 뭘 먹고 사는거니?"
맛: "그래도 서울 정동수도원에서보다 훨씬 잘 먹는걸요."

그렇다, 우리네 성거산 같은 곳의 삶을 작은엄마 같은 분들이
어찌 이해할 수 있으리요. 참새도 하느님께서 잊지 않으시고
굶지않게 해 주시거늘, 하물며 성거산 공동체의 형제들임에랴!
진수성찬은 아니어도 매일 맛갈스러운 식탁이 준비되는
감사스러움이요 단순한 기적이 매일 일어나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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