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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魔)에 시달리는 어느 자매 이야기

by 김맛세오 posted Jan 0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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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 누리에 평화가...


  한 생을 지내면서 어느 경우엔 참으로 신비로운 만남도 다 있으니, 오늘 올리고자 하는 경험이 바로 그런 경우이다.

  역시 2012년도 전 성거산에서 지낼 때의 일이다.


  수도원에 가끔 올라오는 분들 중, 자주 귀신을 만나 괴롭게 지낸다는 한 자매의 허심탄회한 고백을 들을 수 있었다.  역시 그런 삶의 고충을 아무에게도 발설하기 어려웠으니, 몇몇 신부님들이나 내노라 하는 성령 봉사를 하시는 신부님께 상의를 해 보아도 뾰족한 답이 없는 현실!  나 역시 묵묵히 들어줄 뿐 별다른 해법이 없었다.


   내용인 즉은, 자주 귀신이 나타나 이런저런 해괴망측한 훼방을 놓으니 그 괴로움이란 표현할 수 없어 가정생활 자체가 엉망이란다.  당시 어린 남매를 두었고, 그런 일로 애들 아빠와는 원만한 가정생활을 꾸리기 어려워 별거중.  그런 와중에도 신앙생활의 끈은 놓지않고 기도에 매어달려 열심히 지낸단다.


  그래선지 가끔 자매가 생각이 날 때면, 예수님의 가장 측근에서 어렵사리 지냈던 막달나 마리아나 사막의 성녀 마리아 같은 분들이 떠올려지곤 한다.  지독한 일곱 마귀에 시달렸던 막달라 마리아는 제일 먼저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여인이요, 사막의 성녀 마리아는 젊었을 한 때 뛰어난 미모로 환락의 여인으로 살다가 그래선 안되겠다싶어 어느 날 회개의 증거로 순례자들의 대열에 끼어 예루살렘을 향해 순례를 했다.  그러나 예루살렘의 무덤 성당에 이르렀을 때, 밖의 계단에서 발이 떨어지질 않아 죗값에 대한 표증이려니, 통한의 큰 눈물을 흘리고서야 묶였던 발이 떨어져 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 후 죽을 때까지 입고 있던 단 한 벌의 옷이 너덜너덜 다 떨어져 거의 나신인 채로 아무도 없는 사막에서  발견되어 임종 직전에 총고백을 했다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떠오른다.       


   몇 년 전이었다.  참으로 상식적으론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일어났으니, 오랫만에 자매가 서울에 올라 와 점심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가까운 추어탕 집으로 가 추어탕을 들려는 순간, 이게 웬일인가!?  자매의 탕 속에 커다란 수세미가 걸린 경악할 일이 발생했다.  즉시 주방 일 하는 사람들을 불러 자초지종을 말하니, 그네들의 표정이 그야말로 초죽음이었다.  물론 나는 추어탕을 들었고 그 자매는 수미가 나온 추어탕을 들지 못- 어이 그런 일이 일어 난 걸까?  지금도 의문이지만, 유명한 추어탕 집이라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 줄을 서서 먹는 마당에, 하필이면 그 자매 탕 속에 그것이 나왔단 말인가?!  이해할 수 없는 의아함으로, "정말 귀신이 곡한다더니, 오늘 보란듯이 귀신이 훼방을 놓은 걸까?" 하는 생각이 아니 들 수가 없는 거였다.  


  요즘에도 일 년에 한 두번은 만나 어떻게 지내느냐고 안부를 묻지만, 오늘 미사중에 유독 그 자매가 떠올라  미사 후 바로 전화를 했다.  늘 잘 안풀리는 삶의 어려움을 호소하던 예전과는 달리 의외로 매우 명랑한 목소리로 잘 지낸다니, 하느님께 감사!  남매도, 한 애는 대학생으로 작은 여식은 고 3년으로 공부들을 잘 하며 지낸단다.


  마(魔), 귀신(鬼神)...따위의 영(靈)에 관한 영역은, 대부분 사람들의 의식 세계에서는 별로 관계없이 지내지만, 어떤 특이한 사람들에게는 실제적인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이 내 개인의 소견이다.   반대로 입장에서 살던 두 형제중 하나는 귀신에 시달리며 지내는 것과는 달리, 예수님을 직접 만나 대화하는 영묘하고 맑은 영(靈)도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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