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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묘한 자연의 신비 (2) - 도롱뇽과의 동거...?

by 김맛세오 posted Jan 2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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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 누리에 평화

 

도롱뇽하면, 가끔 판도라의 시간 속에서 기쁘고 무서워했던

성거산의 추억, 그 시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도롱뇽에 대하여 도마 위에 가장 많이 올랐던 것은,

아마도 수년 전, 천성산인가(?)에서 산허리를 관통하는 터널 공사 계획을 반대하며,

어느 비구니(?)가 단식 투쟁을 하면서 연일 기사에 올려질 때였을 겁니다. 

그리고 그 보도로 인해 도롱뇽의 생태에 대하여도 어렴풋이나마 알려지게 되었구요.

도롱뇽의 서식지는 샘들이 모여 작은 물줄기를 이루기 시작하는 청정 지역이기에

걸핏하면 인간 편리 위주의 도로망 건설로 순수한 자연 파괴를 일삼기에

그 생태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워야 하는 우리들이지요.  

 

도롱뇽은 양서류(* 어류와 곤충의 중간)에 속하여 새끼 때는 물 속에서, 좀 커서는 뭍으로 올라 와 서식한답니다.

생긴 모습으로 보아서는 도마뱀과 거의 비슷하지만, 피부가 미끌미끌하고 살아가는 서식지가 주로 물과 관련되어 있는 습지라서

전혀 다른 생리를 지니고 있지요.

 

저는 초교 저학년 시절, 동재기에서 그렇듯 멀고 먼 우면산에 가재를 잡으러 가면서 도롱뇽이라는 생물에 대하여

어느 정도 상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 도롱뇽을 제대로 다시 만난 것이 성거산에서 지내서면서 부터였지요.

초봄이 되니까 연못이며 졸졸 흐르는 계곡에 얼기설기 무성한 개구리 알과는 좀 다른 도우넛 모양의 알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즉감으로, "아, 도롱뇽 알이다!" 탄성을 올리며 그 신기함은 형언할 수 없었고, 내가 살고 있는 성거산에

도롱뇽 알이 그렇게 많다는 것에 무슨 노다지 보물이라도 발견하 듯 기뻤던 거지요.

도우넛 모양의 알을 가만히 들여다 보니, 그 주머니 속에 까만 알들이 점점이 박혀 있는 거예요.

미끌한 주머니 속에 대략 20∼30여개의 알들이 있는 겁니다.

     

알집 몇개를 주어다가  제 방에서 키워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매일 수시로 들여다 보면서 알이 커가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제 예상대로 밖에 것들보다 방 안에 것들이 빠른 속도로 자라, 알집에서 밖으로 나올 때 즈음엔 뒷 다리 앞 다리가

제대로 자랐고, 뉘 가르쳐 주지 않아도 유영을 잘 하며 꼼지락거리는 겁니다.

물론 서식 쾌적 환경을 고려하여, 매일 새 계곡물로 갈아주는 번거로움도 마다하지 않았지요.  그리고 틀림없이 눈에 띄지않는

플랑크톤 따위를 먹고 살아갈 꺼라는 걸 염두에 두었으니까요.       

 

그런데 호사다마랄까요?

어린 새끼 수를 헤어보니, 자꾸만 줄어드는 게 아닙니까. 

어디로 살아지는 걸까, 분명히 몇 마리씩 없어지는 겁니다.  유심히 관찰해 보니, 좀 일찍 세상 밖으로 나온 녀석이

덩치가 크다보니 나온 지 얼마 안되는 작은 녀석을 머리에서부터 통째로 삼키는...그야말로 식인 상어를 방불케 하는

오싹한 정경이 목격되었습니다.

      "오메∼!  양처럼 온순한 줄로만 알았는데, 제 동족을 저토록 먹어치우다니!

      무시무시한  놈들!"

 

아,아!  그렇듯 양육강식의 세계는 도롱뇽 세계에서도 예외는 아닌 겁니다.

저는 그만 충격을 받아, 방 안의 도롱뇽 알들을 전부 계곡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냈습니다.

고이 애지중지했던 그때까지의 마음이 일순 와르르 무너지는 쓰거운 체험이랄까요.

그후부터는 도롱뇽에 대한 신비감이나 관심이 사라질 밖에요.

자연의 세계, 생태계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양육강식의 질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지요.

 

어미 도롱뇽들은 아무때나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초봄 산란기 때 물가로 나와 알이 부화되어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가 주변에서 맴도는 어미들을 볼 수 있는

기한이요, 새끼들이 어는 정도 자라고 나면 어미들은 일시에 자취를 감춰버립니다.

미꾸라지처럼 습지 바위 밑이나 진흙 속에서 지내기에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좀 큰 녀석들이 작은 녀석들을 통째로 삼키는 도롱뇽의 무서운 습성조차

자연 생태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려니 여기면, 그 무서운 광경도 대수롭지 않게 되더군요.

그래도 초봄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릴 즈음, 양지바른 계곡 고인 웅덩이를 살펴보면

영락없이 개구리 알들과 더불어 도우넛 모양의 도롱뇽 알을 발견하게 되면, 웬지모를 기쁨으로 달뜨거든요.

그래서 매년 초봄만 되면 일부러 산을 찾아 지난 성거산에서의 진한 추억을 상기하며 가만히 건드려봅니다.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생명의 신비!

"도롱뇽, 너희들을 만나보고 싶어서라도 학수고대 봄을 기다리는 내 마음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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