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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치운쿨라 행진 10일째 소식 나눔

by 홈지기 posted Jul 2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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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목적ᆢ기억과 회개
순례구간ᆢ보성녹차마루~곡성 석곡성당

어제는 보성 성당에서 우리 순례단을 거절한 까닭에 놀라운 사건이 일어났다. 땀으로 범벅이 된 스물 네명의 순례객들이 하룻 밤 묵어 갈 곳을 사방팔방으로 찾아본 결과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천사가 나타나 녹차마루 팬션으로 인도한 것이다. 탁발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 순례자들에게 팬션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라는 대장신부님의 말씀도 계셨지만 오후 다섯 시가 넘어가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하... 사부님께서도 주교관에서 하룻밤은 머물지 않으셨던가!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거지 떼와 같은 우리를 오아시스로 인도하셨다. 종려나무 70루와 샘이 12개나 있는 엘림에 도착하여 잠시나마 휴식을 취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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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마루에서 바라 본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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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으로 잘 지은 시원한 마루에서 주일미사를 드린다.

(미사강론)
오늘 병자는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으로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이 때가 되면 병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죽음도 괜찮다. 이것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보는 것이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는 가난한 이들의 식사이다ㆍ파스카 축일이 되면 부자들은 고기를 먹을 때 가난한 이들은 물고기를 먹는다. 그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 빵 다섯개를 나도 꼭 필요하지만 공동체를 위해 내 놓는다. 내 목숨을 내놓는 것이다. 이것이 사랑이고 정의이다.
매일 우리는 다른 이들의 생명을 먹고 산다. 갖가지의 생명들은 오직 나에게 먹히기 위해 뜨거운 태양과 비바람을 맞으며 견디어 왔다고 생각하면 음식을 함부로 대할수 없다. 식당에서 일을 하는 어느 알바생이 더는 일을 못하겠다며 짐을 싸들고 집으로 왔다. 이유인즉슨 매일 성체를 한 트럭씩 버린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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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 녹차밭이다. '난향천리'라고 했던가? 보성의 너른 들판에 어서는 순간 바람 결에 흘러흘러 녹차향이 났다. 실베스텔 신부님께서는 지금 우리가 가는 길은녹차밭과는 아주 많이 떨어져있다며 아마 농약 냄새일 거란다. 분명 '녹향만리'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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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점심이다. 주먹밥 한개와 고구마 하나. 꼭 오병이어로 보인다. 바닥이 40도를 오르내리는 아스팔트였지만. 하루 종일 푸른 바다를 끼고 도는 아름다운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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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km를 걸어 석곡공소에 도착했다. (6.8km는 차량이동) 작은형제회 황정민 루카 수사님 어머님께서 선교사로 계셨는데, 안방같이 안온하고 평화로운 공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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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뜨는 곳에서 해 지는 곳까지 주님의 이름은 찬미를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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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참여하신 김정수요한 수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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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는 수사님 어머님께서 차려주신 맛있는 부페로~



(나눔)

자매1
감사,겸손,성화의 여정이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사랑해 주시나이까? 눈물이 날 지경이다. 오늘은 루카 수사님 어머니께서 자동차 봉사와 저녁식사를 준비해 주셨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살아간다.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형제1
걸으면서 탐스런 고추와 시들어 죽어가는 고추를 보았다. 나도 저 시들어가는 고추같다는 생각을 했다. 하느님은 나에게 좋은 것을 주시는데 나도 새롭게 살아가야겠구나 생각했다.

형제2
성당 내 사회사목을 다닐 때 배가 나와서 가난한 사람들 만날때 죄의식이 들 때가 있었다. 음식을 주어진 양만 먹으려 한다. 개인적으로는 큰 발견이다. 

자매2
자연과 대화하면서 걸었다. 깻잎의 부드러움이 보인다. 자기가 프란치스칸이라서 부드럽단다. 프란치스코가 자기 친구란다. 글 올리면서 프란치스칸 원천이 무엇인가 다시 보니까 목이 매인다. 우리가 얼마나 목이 뻣뻣하고 강한 백성인지 지도자의 마음이 헤아려진다. 

자매3
고통이 은총이구나. 16일을 잘 이겨낼 수 있을까? 인내로 이겨내리라. 중간의 불협화음도 있었지만 하나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형제3
계속 고통을 겪으며 걸어왔다. 내가 선택한 길이다. 정화. 조명. 일치. 지금은 열흘째인데 일치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지금 일치하고 있는가? 공동체의 일치를 위해 하루종일 기도했다. 오늘은 입회1반 이장호 요셉이 합류하게 되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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