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평화/ 선
며칠 전 심어놓은 쑤세미 씨앗이 싹을 터 귀엽게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하나의 작은 생명도 세상에 나와 온 우주를 품으니 그 자체가 신비롭고 소중합니다.
그 쑤세미 싹을 정원의 성모상 뒤켠으로 심으면서,
약간 응달진 곳에 질경이가 밭을 이루어 커다랗고 연하게 잘 자라고 있어
평소 잔디에 작으면서도 억세게 자라 뽑아도 뽑아도 감당이 안되는 질경이들과는 달리,
먹음직스런 시금치처럼 질경이 무침을 해 먹을 요량이 생기는 겁니다.
듣기만 하였지 생전에 먹어 본 기억도 없는 질경이건만
들은 풍월을 읊으며, 질경이 뿌리를 잘라내고 연한 잎 만을 추려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1분 정도 살짝 데쳐 들기름에 볶아내고는
파, 마늘,...등을 잘자라게 썰은 갖은 양념으로 무쳤더니 그 맛이 일품인 게,
거기에 진한 봄내음, 맛과 함께
어릴 적 할머니의 손맛이 그대로 배어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듯 맛 하나에도 달랑 내 혼자 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어른들이 해 주셨던 전통과 관습, 그리고 정성의 마음이 고스란히 배어 전수 된다는 것을,
단순한 질경이 무침을 해 먹으면서도 느끼는 바
무엇보다도 자연의 봄 향기가 내 몸 속 구석구석에 번지는 거였습니다.
또한 지천으로 자라고 있어 좀 있음 병아리같은 노오란 꽃을 피울
돗나물은 어떻구요.
약간 밍밍한 맛이지만 돗나물 무침 역시 약간의 식초를 곁들여
식탁에 올려지는 상큼한 봄 맛으로 일품이지요.
"봄아, 오며 가는 봄아!
매년 뒷 뜰 발그스레 피던 복사 꽃이 있어
어린 마음, 가슴에도 늘 홍조 빛 사랑을 잊지 못하 곤 하였지만,
오늘 만난 질경이, 돗나물에게서도
가득한 봄 맛 향기
이렇듯 마련해 주신 이 세상, 우주를 향한 즐거운 시간 여행
감사, 감사,...더없이 감사드림에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