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꽃으로
“죽음의 그늘 밑 어둠 속에 사는 우리에게 빛을 비추어 주시고
우리의 발걸음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시리라” 루가1.79
길이신 그리스도 예수로 말미암아 마련된 길
그 길은 하나 밖에 없는 평화로 가는 길이요
상승을 위한 하강의 길이다
우리에게 내려놓는 일과 내려가야 하는 일은
이제 더 이싱 선택이 아닌 존재의 뿌리가 되었다
자아도취와 우월감에 중독된 시대에
가난과 겸손과 작음은
프란치스코와 글라라를 통해
“정배요 형제요 어머니가 되어 그분을 낳는”
육화의 도구로써 복음을 발생시킨다.
말구유와 십자가에서 드러난 가난과 겸손은
수치스런 죽음을 받아들인 표현할 수 없는 사랑으로
미워하기를 거부하고
타인을 패배시킬 필요성을 거부하지만
내가 죽는다고 해서
아무 것도 잃지 않는다는 진실을 알려준다.
십자가는 다수를 살리기 위해 소수를 죽이는
구원하는 폭력을 거부하고
누구도 제외시키지 않는
구원하는 고난을 받아들이는 표상이 되었다.
그분은 고난당하는 생명들과 함께 하시면서
고난과 비극이 최종적인 것이 아님을
당신의 죽음으로 증명하셨다
선은 고난의 열매요 소중히 가꾸여야 할 꽃이다
선은 행할 때마다 흔적을 지움으로써
존재의 죽음은 다른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다.
짠 맛을 내고 사라지는 소금
빵을 부풀리고 사라지는 누룩
꽃과 열매를 내고 사라지는 거름처럼,,,
2017,8,11 성녀 글라라 축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