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 배달
우렁각시가 가져온 맛조개 한 자루
정갈하게 살을 발라 냄비에 담고
찹쌀 한 줌 불려서 죽을 끓인다.
양파 하나 마늘은 몇 쪽
요리저리 젓다가
뚝 떨어진 땀 한 방울
자동리 고개 넘어
홀로 계신 할아버지
수술하신 할머니
자나 깨나 기다려도
꺼지는 한숨 속에
주름만 늘어가네
식을까봐 달려와
문안 인사드렸을 때
죽 한 그릇 받아들고
허공만 바라보네
홀로 가는 인생길
죽 한 그릇 비우고
하늘 향해 합장하니
여기가 거시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