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겨 두어라.
이 말을 너희 손에 표징으로 묶고 이마에 표지로 붙여라.
그리고 너희 집 문설주와 대문에도 써 놓아라.”
마음과 목숨과 힘을 다하여 주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오늘 말씀은
신명기 뿐 아니라 구약 전체를 통해 제일 중요한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말씀을 마음에 새겨두라고 합니다.
우리말의 명심銘心하라는 말이 바로 그 뜻이지요.
그런데 이 말씀이 정말로 그리 중요하고
그래서 이 말씀을 마음에 새겼다면 손이나 이마에 표징이나 표지를 붙이고
집 문설주와 대문에 이 말씀을 써 붙여놓을 이유가 무엇 있겠습니까?
이 말씀이 중요하다는 것이 머리까지 왔지 마음까지 오지 않았기에
마음에 새기라는 것이고, 마음에 새기기 위해 손과 이마에 표시를 하며,
그것도 모자라 문설주와 대문에까지 표시를 하며 야단법석을 떠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사랑, 그것도 하느님 사랑이 중요하다는 것을 머리로 아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고, 머리가 좋은 사람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사랑을 머리로 합니까?
마음으로 하고 전 존재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명심도 하고 손과 이마에, 문설주와 대문에 표시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사랑이란 힘이 있어야 하는 겁니다.
사랑이란 관계적인 힘, 다시 말해서
관계에게로 향하는 힘이고 관계를 이어가는 힘이기에 힘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신명기는 힘을 다하여 사랑하라는데 힘이 있어야 사랑을 하지요.
그러므로 사랑하기 위해서 힘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에게는 왜 힘이 없고 어떻게 해야 힘이 있게 되는지 봐야 할 것입니다.
먼저 우리에게 힘이 없고, 사랑할 힘이 없다면
그것은 있는 힘을 다 써버렸기 때문입니다.
조금밖에 힘이 없는데 그 조금 있는 힘을 톡톡 털어 쓰고 나니
사랑을 할 수 있는 아무런 힘이 남아 있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랑할 힘을 자체 생산치 못하는 우리는 사랑을 받아야 하고,
사랑을 받되 주고나면 나와 마찬가지로 고갈되어버리는 사람의 사랑을
받기 보다는 사랑 자체이시고 영원한 사랑이신 분의 사랑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니 우리는 하느님을 사랑하려고 기를 쓸 필요가 없고,
사랑을 받을 생각이나 하고, 어떻게 해야 잘 받을 수 있을지
그거나 신경 써야 하며, 그것을 먼저 신경 써야 할 것입니다.
이는 마치 쥐뿔 없는 것이 주겠다고 허세를 부릴 것이 아니라
겸손하게 사랑을 주십사고 하는 것이며
단지 인간에게서 받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받으면 됩니다.
그러므로 옳게 사랑하기 위해서는
사랑을 잘 그리고 감사히 받겠다는 겸손과
다른 누가 아닌 하느님의 사랑을 받겠다는 올바른 방향성이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임을 깊이 성찰하는 오늘이 되어야겠습니다.
마음으로 하고 전 존재로 하는 것입니다...
지고 일어나지 못할 만큼 크고도 많은 사랑을 그야말로 엄청난 사랑을 받고있으면서도 사랑에 인색한 이 죄인을 용서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