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과 정치
사랑이 빠진 사목은 정치다.
사목은 삼위일체의 하느님의 사랑을 전달하기 위하여
하느님의 소통방식인 자기 비움이라는 마음으로 사람들을 섬기지만
정치는 하느님과 사람들을 이용하여 자신의 왕국을 만든다.
최근 일련의 사목 현장에서의 실상을 보면 자기왕국을 건설하기 위한
정치적인 모습을 여기저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회 안의 일치는 사랑만이 결합하고 하나 되게 한다.
그 사랑은 언제나 하느님 안에 바른 질서인 정의로부터 출발한다.
사랑은 바로잡힌 질서 안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베풂과 받아들임의 유대로 상호 이타적인 자기 증여에서 꽃피며
이것이 공동체를 형성한다.
사목은 이를 토대로 다른 사람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이며
하느님의 자비와 선이 개인과 공동체를 통하여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오늘날 신자들의 삶이
얼마나 하느님과 관계없이 사는지, 너무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지,
인간적인 나약함과 두려움과 우울함 속에서
불완전한 희망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지 보아왔다.
자신 안에 숨겨져 비밀로 봉인된 채 남아있는 미개척지,
하느님 나라의 보물로 남아있는 그 땅에서 아직 보물을 발견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하여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여러 은총의 선물들을
신자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고 보물을 발견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하여
자신이 드러나지 않도록 복음적 긴장을 유지하려 한다.
하느님의 소통방식인 자기 비움이라는 가난을 받아들여 겸손과 작음을 사셨던
성프란치스코의 영적 유산을 내 삶으로 선택한 나는
하느님의 자비와 선하심이 드러나게 하는 도구로써
정배와 형제와 어머니가 되어 그분을 낳는, 그분이 되는 삶을 목표로 세웠다.
육화는 복음적 불안정 안에서도
공감과 환대를 불러올 수 있는 생명의 에너지를
말없이 사랑하는 법, 선을 숨기는 기쁨, 선의 흔적을 지우는데 사용함으로써
작음과 겸손으로 드러나는 성프란치스코의 가난을 실천케 한다.
사목현장에서 공로와 성과와 업적이라는 탑을 쌓기 위해
거짓 평화로 사람을 속이고
자기 잣대로 사람들을 판단하고
불평과 불만 속에서 자아도취적인 행동들을 보고 느끼며
성프란치스코 안에서 예수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려는
내 삶의 여정에 나누어 질 수 없는 십자가를 바라본다.
가치 충돌의 험난한 고갯길에서 정치에 물들지 않도록
십자가에서 힘을 내려놓으시는 그분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