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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평화를 빕니다.

 

우리 천주교 신자들은 일상생활 안에서 하느님 섭리에 내맡긴다 혹은 하느님께 의탁한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


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의 섭리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지 한번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우선 우리가


말하는 하느님의 섭리라고 하는 것은 첫 번째로 하느님께서 친히 자신의 의지로서 생각과 계획대로 다스리시는 것


을 말합니다. 두 번째는 그렇게 당신 자신의 의지로써 다스리시는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돌보아 주고 계시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자신의 의지로써 다스리시니 그분의 허락하


심 안에서 우리는 매순간 마다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그분의 허락하심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이루


어질 수가 없고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네 번째는 우리가 시련과 고통 중에 있을 때에 반듯이 벗어날 길을 마련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사랑으로 다스리시


는 하느님께서는 시련과 고통 중에 있는 이들을 내버려 두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는 우리에


게 주어진 모든 것은 선물입니다.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자신의 의지로써 생각과 계획안에서 다스리시고 우리는 그


분의 허락하심 안에서 살아가고 시련 가운데에서 벗어날 길을 마련해 주시니 우리의 삶은 감사하지 않을 것이 없


고 당연이 선물로서 받아들일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하느님의 섭리를 믿고 신앙을 가지게 될 때 그제 서야


하느님의 섭리에 내맡긴다, 의탁한다, 혹은 의지 한다라고 신앙 고백을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사실 여기까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고 신앙인들이라고 한다면 이해하는 데에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러


나 위에서 말한 하느님의 섭리를 현실 안에서 바라 봤을 때에는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 중 하나를 예


를 든다면 우리는 몇 년 전에 일어난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사랑이시라면 왜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을 차가운 바다에 빠져 죽게 내버려 두셨는지? 하느님께서 자신의 의지로써 다스리시는 분이라면 왜 세월


호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막지 않으셨는지? 하느님께서 시련 가운데에 벗어날 길을 마련해 주시는 분이시라면 왜


유가족들에게 하루하루 견뎌낼 수 없는 아픔을 주시는지? 그리고 하느님께서 친히 섭리로써 다스리신다면 세월호


사건도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인지? 우리는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도 궁금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명쾌한 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이라고 하는 부족한 제 생각을 얘


기하자면 오늘 1독서의 말씀에서 찾아보고자 합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분의 판단은 얼마나 헤


아리기 어렵고, 그분의 길은 얼마나 알아내기 어렵습니까? 누가 주님의 생각을 안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누가 그


분의 조언자가 된 적이 있습니까?” 하느님의 생각과 계획은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알아낼려고 하면 할수록 더


미궁 속으로 빠져 드는 것이 그분의 계획과 생각입니다. 알려고 해도 알아낼 수가 없는 답에 머리 싸매고 고민하기


보다는 고민할 수 있는 시간에 짧은 화살기도라도 한 번 더 바치고 어려움 중에 있는 이들을 찾아가 위로가 되어주


는 것이 하느님의 뜻을 찾는 삶이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네가 잔치를 베풀 때에는 오히려 가난한 이들, 장애인들, 다리저는 이들, 눈먼 이들


을 초대하여라.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기 때문에 너는 행복할 것이다. 의인들이 부활할 때에 네가 보답을 받


을 것이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왜 그들에게 시련과 아픔을 허락하셨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내어 맡기고 알 수도 없는 답을 찾고 고민하기보다는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찾아가 도움과 위로가 되


어 주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삶을 살게 되는 것이고 먼 훗날 의인들이 부활 할 때에 상급을 받게 될 것입니다.


  


몇 년전 교황님께서 필리핀을 방문하셨을 때 고아가 된 12살 소녀가 교황님께 질문을 하였습니다. “하느님은 왜


아무 잘못이 없는 아이들에게 나쁜 일이 일어나도록 놔두시는 걸까요? 왜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들은 아주 적은 것


일까요?” 그러자 교황님께서는 지금 이 소녀는 아무도 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진 유일한 사람입니다. 거리에 버


려진 아이들, 마약을 먹는 아이들, 집이 없는 아이들, 방치되고 착취당한 아이들, 사회가 노예로 쓰고 있는 아이들


을 볼 때 우리가 어떻게 울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합니다.” 라고 답변을 하셨습니다. 한 자락의 바람에 풍경이 흔들


리고 예쁜 소리가 난다면 이 바람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바람의 세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확실한 답을 알 수도


없는 질문을 하면서 풍경 소리를 놓치기 보다는 그 소리에 귀 기울이고 감상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삶이 될 수가


있다고 봅니다. 오늘 하루도 모든 것 안에서 섭리하시는 하느님께 내어 맡기고 살아가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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