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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레오나르도 2018.01.20 01:46

연중 2주 토요일-신연

조회 수 1400 추천 수 1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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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은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탄, 그리고 주님의 백성과 이스라엘 집안이

칼에 맞아 쓰러진 것을 애도하고 울며, 저녁때까지 단식하였다.”

 

이윽고 사울과 다윗의 그 질긴 인연이 끝납니다.

이 인연은 악연惡緣이었을까, 선연善緣이었을까?

이런 말이 없을 것 같은데 이것은 악연도 선연도 아닌 신연이었습니다.

 

그런데 신연이라니요?

무슨 뜻입니까?

 

神緣, 그러니까 하느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제가 만든 말인데

인간이 맺은 인연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맺어준 인연이라는 뜻도 있지만

하느님께서 맺어준 인연으로 믿고 충실히 산 인연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실 신앙의 눈으로 보면 신연이 아닌 인연이 어디 있습니까?

우연히 만난 것 같지만 하느님이 맺어주신 인연이고,

서로 좋아서 만난 것 같지만 하느님이 맺어주신 인연이지요.

 

그러므로 모두 다 신연인데 그저 인연으로 사는 사람이 있고,

신연으로 사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사실 사울과 다윗의 차이가 이 차이일 것입니다.

사울도 자기와 다윗의 그 질긴 인연이 하느님에게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고,

하느님의 뜻 안에서 다윗을 받아들이려고도 하였지만

실은 그것 때문에 더 시기질투하게도 되었지요.

 

그리고 그 인연이 질기디질긴 악연이 되자 그 신연을

자기 손으로 끊어버리려 여러 번 시도하였습니다.

 

이에 비해 다윗은 신연을 살아가는데 끝까지 충실하였습니다.

사울을 자신의 경쟁자나 적대자로 보지 않고

끝까지 하느님께서 기름을 부어주신 사람으로 봤습니다.

그러니까 둘의 관계를 자기중심으로 맺거나 인간적으로 보지 않고

하느님 중심으로 보고 맺으며 살아간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이 맺어주신 인연을 자기가 끝내려 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차례 자기 손으로 복수할 수 있었고 죽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복수할 마음이 없었습니다.

 

복수는 인간적인 관계이고 나중심의 인연일 때 하게 되는 거지요.

그런데 사울과의 인연은 자기가 맺은 것도 아니고

자기중심으로 맺은 것도 아니며 신연으로 맺었기에

사울이 자기를 죽이려 했어도 복수할 생각이 없었고,

신연을 자기 손으로 끊으려고 하지도 않은 것이지요.

 

우리에게도 끊어버리고픈 질긴 인연이 있고

악연이라고 생각되는 인연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우리에게 오늘 사울과 다윗 얘기는 무엇을 줍니까?

 

다윗처럼 악연을 신연으로 믿는 믿음을 갖게 해주지 않습니까?

악연을 사울처럼 내 손으로 끊어버리고픈 유혹을 떨쳐버리고

다윗처럼 악연을 믿음 안에서 견디는 인내를,

우리도 가져야겠다고 다짐하게 해주지 않습니까?

 

다짐까지는 못하더라도 악연을 신연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을 다시 시작하는 오늘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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