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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6주 수요일-Unknown God

by 당쇠 posted Apr 3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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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4월의 마지막에 와 있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사는 중에는 시간의 흐름을 의식치 못하다가
이렇게 시간이 매듭지어질 때에야 시간이 빨리 흘렀음을
깨닫고 의식하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매듭지어질 때에야
우리가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살았음도
깨닫고 의식하게 됩니다.

그래서 말하기를
“돌아보니 모든 것이 다 은총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때는 몰랐습니다.
내가 숨 쉰 것이 하느님의 숨이었음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내가 마신 물이 하느님의 생명수였음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내가 마신 음식이 하느님이 주신 생명의 빵이었음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내가 눈 오줌이 기막힌 하느님의 섭리였음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내가 겪은 고통이 하느님이 주신 생명에의 자각이었음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내가 만난 사람이 하느님이 주신 사랑의 동반자였음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나에게 괴로움을 준 사람이 하느님이 주신 도반이었음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가 하느님 안에서
숨쉬고, 움직이고, 살아왔음을
그대는 몰랐습니다.

오늘 사도행전의 말씀은
바오로의 그 유명한 아레오파고스 설교입니다.
여기서 바오로 사도는
미지의 신, Unknown God에 대해서 얘기하고
우리 모두는 그분의 자녀임을 얘기하며
그래서 우리는 그분 안에서
살고
움직이고
존재함을 얘기합니다.

하느님은 본래 미지의 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입니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신입니다.
神秘의 하느님이십니다.
우리가 다 알 수 있는 신이라면,
그것은 신도 아닙니다.
그러니 신비는 하느님의 본질이고
우리가 다 알지 못함은 하느님 인식의 기본입니다.
우리의 겸손이 요청되는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즉 우리가 그분을 다 알지 못해도
우리는 그분의 자녀들입니다.
우리는 그분을 알지 못해도
그분은 우리를 잘 알고 계시며
우리는 그분의 살피심을 느끼지 못해도
그분은 우리의 모든 것을 살피십니다.
내가 걱정하지 않는 것까지 부모는 걱정하시듯
아버지 하느님은
우리도 모르는 우리의 사정을 다 아시고
우리의 필요를 다 헤아리시고
우리가 모르게 미리 다 마련해주십니다.

아니 계신 듯이 계시면서
아무 티내지 않고 모든 것을 하시니
우리의 무딘 감각은 그 사랑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사랑이 요청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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