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시민 여러분 내가 보기에 여러분은 대단한 종교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돌아다니며 여러분의 예배소들을 살펴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겨진 제단도 보았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은 참으로 중요하고 심오한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오늘 사도행전에서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 1서에서 “유다인들은 표징을
요구하고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찾습니다.”고 얘기했던 그 그리스인들에게
대단한 종교심을 가지고 있다고 칭찬을 합니다.
그런데 이 칭찬은 바오로 사도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을 외교적인 수사로 하는 것입니까?
다시 말해서 환심을 사기 위해 외교적으로 하는 말입니까?
제가 봤을 때 그러니까 뒤에 하는 말로 볼 때
이 말은 환심을 사기 위한 빈말이 아니라 진심에서 한 말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알지 못하는 신’이라는 표현이
그리스인들의 신관을 잘 담고 있는 말이라고 이해하고,
그래서 그리스인들은 인간으로서 신을 다 알 수 없다는
아주 올바른 인식을 갖고 있다고 칭찬을 하는 것입니다.
사실 지혜서가 얘기하듯 하느님을 두려워함이 지혜의 원천이고,
그래서 겸손이 지혜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리스인들은 지혜를 찾고 있었기에
이런 신적인 두려움과 겸손을 갖고 있는 겁니다.
우리가 우리의 생각이나 주장을 얘기했을 때
누가 ‘네 말에도 일리가 있어’라는 듣곤 합니다.
그런데 그럴 때 우리가 착각을 하면 안 됩니다.
일리一理란 말 그대로 하나의 진리眞理입니다.
그러니까 하나의 진리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했을 뿐인데
마치 모든 진리를 내가 가지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면 착각인 거지요.
우리는 늘 겸손해야 합니다.
가난함을 인정하고,
무력함을 인정하고,
무지함을 인정하고,
보잘것없음을 인정하는 등, 여러 면에서 겸손해야 하지만
우리는 하나의 진리만 가지고 있을 뿐
모든 진리는 가지지 못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가지지 못했기에 우리는 모든 진리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실로 모든 진리는 내가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모든 진리 안으로 우리가 들어가야 하는데 오늘 주님께서는
성령께서 우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끄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주실 것이다.”
그리고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끄신다는 것은 모든 진리를 알게 되는
지적인 완성이 아니라 머묾이며 주님께서 누누이 당부하시고
간절히 당부하셨듯이 주님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자칭하여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하셨는데
성령께서는 우리를 모든 진리이신 하느님께로 이끄시고
그 안에 머물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그 성령의 이끄심을 잘 따르는 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을 하는 오늘,
그런데 문득 제가 나온 소신학교 교가가 생각납니다.
그 소신학교의 이름이 성신고등학교인데 옛날에는 성령을 성신이라 했지요.
진세를 버렸어라! 이 몸마저 버렸어라!
깨끗이 한 청춘을 부르심에 바쳤어라!
성신의 그느르심 아늑한 이 동산에
우리는 배우리라. 구원의 베리타스 veritas(진리)
성신~ 성신~ 알마 마뗄이여(Alma Mater/모교)
Alma Mater`~` Alma Mater~ 우리 성신이여.
성모님 안에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