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Skip Navigation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한국관구, 프란치스코회, 작은형제회, 성 프란치스코, 아씨시, 프란치스칸, XpressEngine1.7.11, xe stylish

조회 수 1708 추천 수 3 댓글 1
매일미사 말씀 보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No Attached Image

나와서 산 위, 주님 앞에 서라.”

 

오늘 열왕기는 제가 사랑하는 성경 얘기 중의 하나입니다.

엘리야의 하느님 체험 얘기이기도 하고

저의 하느님 체험 이해에 큰 도움을 준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도 엘리야의 이 하느님 체험을 따라가면 좋을 것입니다.

 

우선 우리도 엘리야처럼 나와야 하는데

두려움에서 나와야 하고 자신에게서 나와야 합니다.

 

엘리야는 하느님의 산 호렙에 와서 동굴에 머물며 밤을 지냈습니다.

갈멜 산에서 거짓 예언자들과 대결하여 그들을 쳐 죽이고

왕비 이세벨에게 쫓겨 하느님의 산으로 피신한 거였으니

어쩌면 두려움 때문에 동굴로 숨어 든 것일지 모릅니다.

 

두려움은 나를 해치거나 위협하는 존재를 두려워하는 거지만

근본적이고 내면적으로는 자기가 죽지 않고 살아있기 때문이지요.

이판사판 죽을 각오를 한 사람에게는 두려움이 없는 것처럼

죽어야 할 자기가 살아있어서 두려운 것입니다.

 

부끄러움이나 두려움은 다 자기가 살아있는 표시인데

동굴에서 나온다는 것은 자기를 깨고 나온다는 뜻이고,

하느님께서는 엘리야와 마찬가지로 오늘 우리에게도

두려움과 부끄러움 등 모든 자기에게서 나오라고 하십니다.

 

다음으로 하느님께서는 산 위에 서라고 하십니다.

구약에서 산 위는 하느님께서 계신 곳이고,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기도하러 산에 가셨다고 하지요.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호렙 산에서의

하느님 체험이 첫 번째 하느님 체험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권력자와 450명의 거짓 예언자들과 대결을 한 사람이

어떻게 하느님 체험 없이 대결을 벌일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이번 호렙 산에서 하느님 체험은 또 다른 체험입니다.

우리의 하느님 체험도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하느님 체험을 분명 했지만 어느 순간 하느님은 떠나가 버리시고

안 계신 것 같기도 하고 무미건조하기도 하며

특히 고통과 두려움의 순간에 하느님은 나를 외면하신 것 같습니다.

저도 하느님 체험을 분명 했고 그래서 강의 때 그 체험을

우려먹기도 하지만 사람을 두려워할 때가 있는 것을 보면

분명 오늘 엘리야처럼 하느님 체험이 다시 필요한 겁니다.

 

이러한 때 우리는 엘리야처럼 하느님을 만나러 산에 가고

주님 앞에 서야 하는데 하느님을 만나러 산에 가고

주님 앞에 선다는 것은 곱씹을 만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만나러 산에 간다는 것은 피정 가듯 가쁜하게 가는 것이 아니라

죽을병이 든 사람이 끙하고 일어나 의사를 만나러 가듯

두려움 때문에 골방에 처박혀 있을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가는 것이며,

주님 앞에 선다는 것도 전전긍긍하며 두려움 앞에 떨고 있지 않고

이를 악물고 주님 앞에 서 있으려는 태도입니다.

 

이런 묵상을 하다보니 십자가 아래에 서 계신 성모 마리아가 즉시 연상되고

성녀 글라라가 프라하의 성녀 아네스에게 보낸 편지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그대의 정신을 영원의 거울 안에 놓으십시오.

그대의 영혼을 영광의 광채 안에 두십시오.

그대의 마음을 하느님 본질의 형상 안에 두고 관상을 통하여

그대 자신 전부를 그분 신성의 모습으로 변화시키십시오.”(편지 3,12-3)

 

그런데 엘리야가 이렇게 주님 앞에 섰을 때

강풍, 지진, 불로 상징되는 굉장한 현상들이 일어나는데

그것들 안에서는 엘리야가 하느님 체험을 못하고

오히려 부드러운 바람 가운데서 하느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뭘 말하는 것입니까?

 

마침 지금 천둥번개를 치며 비가 내리고 있는데

하느님은 우당탕탕 오시지 않고 조용하게 오신다는 얘기고

그러기에 우리의 영적 감수성이 겸손해져야 한다는 얘깁니다.

 

오실 테면 하늘을 쪼개고 오십시오라는 교만한 감수성으로는

지금 내리는 비처럼 우당탕탕 오셔도 하느님을 만날 수 없고,

매일 뜨는 해와 늘 있는 공기와 바람처럼 겸손하게 오셔도

만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는 오늘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서비스 선택
<-클릭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말씀 나눔

매일미사 독서와 복음, 그리고 성 프란치스코의 글 묵상나눔

  1. No Image 15Dec

    대림 2주 토요일-바로 잡는 사람

    “과연 엘리야가 와서 모든 것을 바로 잡을 것이다.” “(그러나 그)엘리야가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오늘은 작심하고 이 정부를 비판할까 합니다. 오늘 ...
    Date2018.12.15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411
    Read More
  2. No Image 14Dec

    대림 2주 금요일-철부지 아이와 하늘 아이

    “이 세대를 무엇에 비기랴? 장터에 앉아 서로 부르며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과 같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당대 사람들을 철부지 아이에 비유하십니...
    Date2018.12.14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421
    Read More
  3. No Image 13Dec

    대림 제2주간 목요일

    구약은 메시아가 올 것을 이야기하면서, 그에 앞서서 엘리야가 먼저 다시 와서 메시아를 맞이할 준비를 시킬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은 그 엘리야가 세례자 요한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메시아를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한 만큼 메시아...
    Date2018.12.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명겸요한 Reply2 Views504
    Read More
  4. No Image 13Dec

    대림 2주 목요일-하늘나라 폭행죄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첫 번째로 생각이 떠올라 중얼거린 것이 ‘주님마저도 큰이 작은이 운운하실 게 뭐람!’이었습니다.   세상 사람...
    Date2018.12.13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3 Views1399
    Read More
  5. No Image 12Dec

    대림 2주 수요일-우리의 마음 선생님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오늘은 복음 묵상을 하다가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우리 주님은 마음 선생님이시다. 당신은 마음이 온유...
    Date2018.12.12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496
    Read More
  6. No Image 11Dec

    대림 2주 화요일-길 잃은 양을 영영 잃어버리지 말라심

    “이 작은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   그래서 오늘의 전례는 독서로 다음의 이사야서를 읽습니다. “보라, 주 하느님께서 권능을 떨치며 오신다. 그분께서는 목자처럼 당신의 가축들을 먹이시고, ...
    Date2018.12.11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472
    Read More
  7. No Image 10Dec

    대림 2주 월요일-구원의 길로 같이 나아가는 구원의 협력자들

    오늘 이사야서는 마음이 불안한 이들에게 이렇게 말하라고 합니다. “굳세어져라, 두려워하지 마라. 보라, 너희의 하느님을! 그분께서 오시어 너희를 구원하신다.”   그러니 우리도 우리 주변의 불안해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닥친 또는 닥...
    Date2018.12.10 Category말씀나누기 By김레오나르도 Reply2 Views1430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 Prev 1 ... 694 695 696 697 698 699 700 701 702 703 ... 1353 Next ›
/ 1353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