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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프란치스코 대축일-우리의 시대정신인 평화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Oct 0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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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성 프란치스코 축일을 지내며 주제를 잡아 강론을 하였고,

가능하면 그 시대정신과 프란치스코의 정신을 연결하여 하였지요.

그렇기에 매년 그해의 시대정신이 뭐가 될지 생각하였는데

당연히 올해도 무엇이 시대정신일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는 평화, 남북의 화해와 일치, 이런 것이 시대정신일 거라 생각했는데

여러분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재작년에도 프란치스코와 평화를 주제로 강론을 올린 바 있고

올해 또 같은 주제로 강론을 하는 것인데 재작년에는 전쟁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평화를 얘기하였다면 올해는 평화를 이루어가는 상황에서

평화를 얘기하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에서 평화를 어떻게 실현할까를 논하게 된 것은

실로 기적과 같이 놀라운 것입니다.

작년만 해도 북한과 미국이 말폭탄을 주고받지 않았습니까?

 

그러던 것이 남북 정상회담이 세 차례, 북미 회담이 한 차례 열렸으며

말폭탄을 주고받던 북한과 미국의 지도자들이 연애편지를 주고받으며

우리의 대통령이 평양시민을 상대로 연설을 하였는데 이 때

우리 대통령은 우리는 5천년을 함께 살았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는데

이제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는 취지의 감동적인 연설을 했으며

백두산을 남북의 정상이 함께 올라 천지에 물을 담그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것이 가능하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국내외의 모든 전문가들과 언론이 평하고 심지어 김정은 위원장도

문대통령의 끈질긴 노력에 찬사를 표했듯 우리의 끈질긴 노력의 결과입니다.

 

그런데 이런 끈질긴 노력은 어디에서 나온 것입니까?

모두가 전쟁으로 치달을 때도 우리가 잃지 않은 평화에 대한 희망과

모두가 전쟁을 얘기해도 평화를 얘기할 수 있는 용기가 밑바탕이 되었지요.

 

저는 이것을 너무도 잘 압니다.

제가 북한 일을 할 때 북한의 복음화니 인도적인 지원을 얘기하기 어려웠고,

그래서 이런 얘기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으며

그 이전에 만연한 북한에 대한 비관론 가운데서도

희망과 열망을 제 안에 간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였습니다.

 

이것을 저는 프란치스코에게 보았습니다.

아시다시피 프란치스코 당시 교회는 전교회가 전쟁에 몰두하고

왕들을 총동원하여 십자군을 독려하였는데 이때 프란치스코는

전쟁이 한참인 곳으로 이슬람의 지도자 술탄을 찾아갔습니다.

 

이때 프란치스코가 술탄을 찾아간 용기도 대단하였지만

온 교회가 전쟁을 얘기할 때 평화를 얘기한 것이 더 대단하지요.

 

참으로 이상한 것은 누구나 전쟁을 싫어하고 평화를 원하고,

또 전쟁은 사라지고 평화로운 세상이 와야 한다고 말은 하는데

실제로는 싸우자고만 하고 평화를 얘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 됩니다.

 

왜 그럴까요?

적이 나타났기 때문이고 적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적이 나타나면 싸워야 하는 것이고 적이라고 하는 순간 싸워 이겨야 하지요.

 

국가 간의 거대한 관계가 아니라 우리 개인의 관계를 봐도

우리는 선을 악으로 만들고, 형제를 적으로 만듭니다.

그리고 형제가 악이고 적인 이상 우리는 싸워야 하고 이겨야 합니다.

 

그러니까 악과 적 이전에 우리는 상대를 형제로 봐야 합니다.

나에게 잘못했으면 잘못한 형제이지 적이 아니어야 합니다.

 

그러기에 내게 잘못한 사람이 적이 아니라 형제이기 위해서는

적 또는 원수를 형제로 용서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고

프란치스코는 이것을 태양의 찬가에서 당신 사랑 까닭에 용서하는

형제는 복되다고 하고 이들을 통해서 찬미 받으시라고 기도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만 해도 형제를 악으로 만들어놓고는

용서하려고 갖은 애를 쓰는데 왜 선인 형제를 악으로 만듭니까?

 

내 마음에 안 드니까 나쁘다고 하고,

나는 선인데 나와 다르니 악이라고 하며,

듣기 싫은 소리 했다고 악이라고 하고 원수로 만드는 것이지요.

 

하느님 안에서 형제임을 발견하고,

하느님 사랑 까닭에 내게 잘못한 것을 용서하는 우리가 될 때

일본과 우리나라 국간 간에, 남북 간에도 평화가 올 것입니다.

하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제가 지은 주의 기도를 소개하며

오늘 프란치스코 대축일 강론을 마치겠습니다.

 

북녘의 형제들에게도 아버지인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남녘에서도 북녘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주님,

오늘 북녘의 형제에게도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 서로 잘못한 이를 서로 용서하오니

그 용서를 보시고 저를 용서하시고,

형제를 악으로 보는 악에서 구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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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민트 2018.10.04 15:44:02
    남북간 일촉즉발 상황일때 중국 선교길을 다녀왔지요.
    비가 쏟아지는 백두 천지 물에 두 손을 담그고 오직 내조국의 평화만을 기도 하고 온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 홈페이지 元燦韓元燦韓 2018.10.04 08:30:54
    감사합니다.
    사부님의 전구로 주님은총 충만하시어
    항시 건강하시고 행복하시를 기원학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망덕 2018.10.04 08:24:10
    오늘 주어진 모든 것 안에서
    감사드리는 날 되겠습니다♡♡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8.10.04 06:43:31
    성 프란치스코 대축일을 맞이하여 이 글을 읽으실 모든 프란치스칸들에게 축하와 축복을 드립니다. 우리에게 고마운 사부 프란치스코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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