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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 18주일-허기를 채우시는 주님

by 당쇠 posted Aug 0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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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님의 가르침은 허기를 느끼는 인간과
허기를 채우시는 하느님의 관계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인간을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만
허기를 느끼는 존재라 정의한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고 인간만 허기를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새도 허기를 느끼고 개도 허기를 느낍니다.
특히 새끼를 낳고 나면 너무도 헛헛하여
심지어 약 먹은 쥐까지 먹습니다.
그러고 보니 허기는 스스로 채움이요 만족이신 하느님 외에는
모든 피조물에게 있는 현상이고
뒤집어 얘기하면 스스로 자신을 채우지 못하는,
그래서 늘 결핍이 있는 피조물에게 있는 현상입니다.

그러니 인간이 아무리 잘난 체 해도
이 점에 있어서는 다른 피조물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채우지 못하기에 결핍, 허기가 있는 존재이고
결핍과 허기를 느끼지만 스스로 채우지 못하는 존재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인간은 허기를 채우려는 갖가지 욕구가 있지만
늘 욕구불만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욕구불만을 채우기 위해
어떤 사람은 술로 대리만족하려 하고
어떤 사람은 먹는 것, 주전부리로 대리만족하려 하고
어떤 사람은 필요 이상 쇼핑하는 것으로 대리만족하려 하고
어떤 사람은 마약으로 대리만족하려 하고
어떤 사람은 도박으로 대리만족하려 합니다.
그러나 이런 만족은 곧 사라져버리기에 진정한 만족이 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허기와 불만을 가중시킬 뿐입니다.
있다가 없으면 아예 없을 때보다 더 허전하고
꽉 찼던 극장이 모두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나면 더 고독하듯
우리를 채웠던 그만큼 대리만족은 허무를 선사할 뿐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런 것들이 우리의 허기, 갈증, 결핍, 욕구를 채울 수 없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우리를 채워야 합니까?

오늘 이사야서에서 주님께서는
“자, 목마른 자들아, 모두 물가로 오너라.
돈이 없는 자들도 와서 사 먹어라.
와서 돈 없이 값없이 술과 젖을 사라.
너희는 어찌하여 양식도 못되는 것에 돈을 쓰고,
배불리지도 못하는 것에 수고를 들이느냐?
나에게 오너라.
너희가 좋은 것을 먹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리라.”고 얘기합니다.

먼저 주님은 돈 없는 우리를 당신에게 오라 하십니다.
거지가 올 때 사정없이 쫓아버리는
비정한 우리와는 영 다르시고
돌려보내 스스로 먹을거리를 사게 하라는
냉정한 오늘 복음의 제자들과도 다르십니다.
굶주리고 돈 없는 사람을 우리는 멸시하는데
돈 없는 우리를 주님은 가엾이 여기십니다.
우리는 돈이 없기 때문에 가라고 하는데
주님은 돈이 없기 때문에 당신께 오라 하십니다.

다음으로 주님께서는 참 만족을 주겠다고 하십니다.
당신에게만 오면
양식도 못되고 배도 불리지 못하는 음식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배불리 먹고도 남은 조각이 열두 광주리가 될 정도
양적으로 완전한 만족을 주시고
좋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게 하심으로
질적으로도 완전한 만족을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허기진 개는 먹을 것을 찾아 이리저리 다니고
다른 개와 으르렁거리지만
배부른 개는 배 깔고 느긋이 포만감을 즐기듯
주님이 주시는 음식으로 배부른 우리는
이제는 더 이상 다른 것을 기웃거리지 않습니다.
최고의 음식을 맛본 사람은 다른 음식으로는 성이 차지 않듯
주님이 주시는 음식을 한 번 맛본 사람은 그것을 잊을 수 없고
다른 것은 생각나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한 번 맛을 보면 끝이지만,
문제는 한 번,
한 번 이것을 맛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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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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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beatus 2008.08.03 19:41:47
    신부님, 이번 순례에 참여함으로서 제 마음속의 찌든때가 벗겨진 듯 합니다. 힘들었지만 소중한 시간이었고, 거저 얻어지는 것보다 훨씬 더 은혜로웠습니다. 또한 제 신앙을 되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신부님, 감사합니다. 늘 기도하겠습니다.
  • ?
    홈페이지 마니또 2008.08.03 19:41:47
    비가 억수같이 퍼붓는 주일새벽~저 비를 뚫고 교회까지 갈수있을까 망설여집니다.한여름 뙤약볕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여름을 보내시는 신부님 위해 기도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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