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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25주 금요일-감춰도 감춰지지 않는

by 당쇠 posted Sep 2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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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그리스도.
예언자.
사람의 아들.
한 분 예수님의 정체에 대한 여러 관점입니다.
사람들은 예언자 중의 한 분으로 예수님을 알지만
베드로는 하느님의 그리스도로 예수님을 고백하고
예수님은 사람의 아들이라고 자신을 칭하십니다.

얼마 전 전철을 탔습니다.
60대 자매님 두 분이 저를 자꾸 치다보더니
참을 수 없으셨는지 드디어 말을 걸어오셨습니다.
제가 많이 젊어보였는지 편하게 약간 하대(下待)를 하면서.
천주교 신자인지를 물었습니다.
그래서 그렇다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를 천주교 신자처럼 봐주셔서.
왜냐하면 한 10여 년 전에 저는 아픈 추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속버스로 지방에 다녀오는데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경찰이 조사하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주민등록증을 보자 하기에 왜 그러는지를 물었습니다.
4-50대 기소 중지자 일제 단속 기간이라는 것입니다.
순간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사람의 얼굴은 그 사람의 인격이라고 했고,
누구는 남자 40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는데
수도생활을 그렇게 오랫동안 한 저의 얼굴이 범죄자의 얼굴이라니!
그리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 이제 범죄자는 면한 것 같고
신앙을 가진 사람의 얼굴은 된 것 같아서 면목이 섰습니다.
그래도 아직 수도자의 얼굴까지는 못 되었나 봅니다.
자매님들은 저의 얼굴이 많이 본 것 같다고 하셨지만
제가 수도자인지는 몰라봤습니다.
그래서 내릴 즈음 작은 형제회 신부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서는 곧 후회를 했습니다.
그분들이 아주 당황해하셨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얼굴이 말하지 않는 것을
입으로 말하지 않는 것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그리스도임에도
사람의 아들이라고 당신을 얘기하시고,
사람의 아들이라고 자칭하시지만
사람들은 예수께서 범상치 않은 분임을 알아보고
베드로는 하느님의 그리스도임을 알아봅니다.

인간 가운데 들어오시어 철저히 인간화 하시지만
신성을 잃지 않으시고 향기로 풍기시는
우리의 주님은
그래서
진흙탕 물에 피지만 잠기는 법 없이
향기와 아름다움을 풍기는 연꽃 같으십니다.

저는 재속 프란치스코 회원님들께 기회가 되면 말씀드립니다.
세상에 살아도 세속화되지 않고 오히려
세상을 복음화하는 분들이시라고.

그러면 그렇게 말하는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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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까리따스 2008.09.26 12:00:07
    맑고 고우니 연꽃처럼 피어나리...

    고1 담임선생님이 써 주신 글인데
    신부님 글을 읽으니 그 말씀이 떠오릅니다.
    연꽃을 피우고 있는지...

    향기와 아름다움을 풍기는 주님의 연꽃을 닮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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