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행정구역상으로는 가리봉동에 고 있고,
본당은 구로 3동 성당에 속하는데 지난 주 화요일
저희 공동체에서 소공동체 모임을 하였고,
모임 중 오늘 복음을 가지고 나눔을 하였습니다.
각각 마음에 와 닿는 것을 얘기하였는데
모든 신자들은 자매들이었고 모두 주님의 신발끈을
풀어드릴 수 없다는 세례자 요한의 말을 꼽았고,
남자와 수도자는 저희 둘뿐이었는데 둘 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를 꼽았습니다.
오늘 복음은 사람들이 세례자 요한에게 이렇게 묻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이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도 ‘주님께서 오시는데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하고 자문해야겠지요.
첫째는 오늘 ‘기뻐하라 주일’에 맞갖게 기뻐해야할 것입니다.
주님이 오시는 것이 하나도 기쁘지 않은 사람이어서는 아니 되고,
반대로 주님이 오시는 것이 정말로 기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주님 오시는 것이 하나도 기쁘지 않을 수 있습니까?
그것은 우리가 다른 것으로 기뻐하려 하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적절한 예가 아닐 수도 있는데 내 집에 아이가 태어나니
요셉과 마리아 집에 아기 예수가 태어난 것이 하나도 기쁘지 않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어제 손녀의 돌잔치가 있어서 거기 참석했는데
그 돌잔치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내 집에 태어날 애기는 내 손자고 아기 예수는 남의 집 아기이면, 그래서
아기 예수의 탄생도 남의 집의 기쁨일 뿐이라면 하나도 기쁘지 않겠지요.
그러니 아기 예수는 남의 집 애가 아니라 내게 오시는 구세주여야만 합니다.
그래서 오늘 2독서와 화답송의 말씀처럼 우리는 주님 안에서 기뻐해야 하고,
“주님은 나의 힘, 나의 굳셈. 나를 구원해 주셨네. 너희는 기뻐하며
구원의 샘에서 물을 길으리라.”고 노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주님 안에서 기뻐하면 그 기쁨이
마르지 않는 샘에서 길어 올리는 기쁨이 될 것이고,
우리 마음에는 하느님의 평화가 깃들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주님 안에서 기뻐하고,
우리 안에 하느님의 평화가 깃들이게 하기 위해
우리가 두 번째로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안에서 쓰레기들을 비우는 것입니다.
쓰레기들이란 2독서에서 얘기하는 쓸데없는 걱정들이고
복음에서 얘기하는 욕심과 욕심에서 비롯된 요구들입니다.
사실 주님께서 오시면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집안 청소를 하듯
내 안의 온갖 더러운 것들을 치워야 하는데 그 치워야할 것이
바로 근심걱정과 욕심과 요구들이고 치우는 작업이 바로
우리가 성탄을 앞두고 이 대림시기에 하는 판공성사인 게지요.
세 번째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자선입니다.
우리가 하느님 안에서 머물고, 그래서
하느님께서 주시는 구원의 기쁨과 평화가 우리 안에 넘치면
자연적으로 하게 되는 것이 바로 자선慈善, 자비로운 선행이지요.
그렇습니다. 자선이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고
기쁨이 넘치고 행복한 사람만 할 수 있습니다.
줄 것이 없는 사람이 줄 수는 없지만
줄 마음이 없는 사람도 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안에는 줄 선들이 많이 있어야 하고,
주고픈 마음인 사랑 또한 많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줄 것과 줄 마음 모두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이고, 그러니 우리가
나누는 것은 다 하느님께 받아서 나누는 거라는 것이 우리의 신앙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당신의 선과 사랑을 넘치게 주셔서
그 하느님의 선과 사랑을 나누면 나눔의 기쁨이 또 선물로 주어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뻐서 나누고 나눠서 더 기쁜,
기쁨과 나눔의 선순환이 우리 안에서 이어지는 대림과 성탄이 되게 합시다.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