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 사도는 가시로 몸을 찌르는 것과 같은 고질병이 있었고
그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세 번이나 고쳐달라고 청했습니다.
그 청에 대한 주님의 답은 “너는 내 은총을 넉넉히 받았다.
나의 힘은 약한 데에서 완전히 드러난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고통을 이렇게 받아들였습니다.
“내가 자만하지 않도록 하느님께서 내 몸에 가시를 주셨습니다.”
저도 옛날에 두통과 원형 탈모증이 고질병처럼 있었지만
저는 그것을 바오로 사도처럼 하느님께 없애달라고 청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거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내가 뭔가 잘못해서
아픈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고 그래서 제가 그 이유를 스스로 찾아냈는데
그것은 심인성 두통과 신경성 원형탈모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흔히 하는 말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제 말로 바꿔 얘기하면 제가 뭔가 집착을 하면 여지없이 두통이 나타나
저는 십 몇 년간을 두통약을 달고 살았고
심할 경우에는 아침부터 두통약을 두 알씩이나 먹곤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심인성 또는 신경성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에
저는 머리가 아플 때마다 내가 지금 마음보를 잘못 써서 그런 것이며,
아픈 것은 제 몸이 제게 보내는 싸인이라 알아듣고 집착을 버리곤 하였고
그랬더니 그 증상들이 점차 완화됐고 관구장을 끝내고는 완전히 사라졌지요.
아무튼 몸의 고통이 있을 때 저나 바오로 사도나 그것을 하나의 싸인으로
받아들였는데 저는 제 몸이 제게 주는 싸인으로 받아들인 반면
바오로 사도는 신앙적으로 곧 하느님께서 주신 싸인으로 받아들였고,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께 고쳐달라고 청한 반면
저는 제 스스로 병의 원인을 찾아 없애는 그런 방식으로 치유하였지요.
이때 저는 바오로 사도를 보며 저를 아주 크게 반성을 하였습니다.
고통에서 하느님의 싸인을 읽지 못하는 저의 불신앙을 말입니다.
아무튼 고통을 하느님의 싸인으로 알아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처럼 아무런 하느님의 싸인을 읽지 못하거나 잘못 읽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데 교통 표지/싸인을 잘못 읽으면 크게 잘못 될 수 있는 거처럼
하느님의 싸인을 잘못 읽거나 읽지 못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런데 고통을 하느님의 싸인 곧 하느님께서 주시는 것으로 받아들이되
고통을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벌로 알아듣는 사람과
하느님께서 내리시는 은총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고통이 징벌일 뿐인 사람과 은총인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저의 신앙은 이렇습니다.
내가 지금 잘못 살 경우 하느님께서 분명 벌로써 병을 주시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는 그 벌로써 우리가 몸과 영혼 모두를 치유하기를
바라시니 나의 병은 징벌이기도 하지만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이라고.
그런데 우리가 신앙으로 더 깊이 들어가려면 하느님의 징벌을
정말 제대로 알아듣고 자기 회개로 나아가야 그것이 은총이 됩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하느님의 징벌일 경우 그것을 징벌로 알아들어야 하고,
그래서 회개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것을 십자가로 포장을 함으로써
벌을 받는 것을 십자가를 지는 거라고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잘못해서 벌을 받는 것인데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잘못은 없고 다른 사람의 박해나 잘못으로 자기가 고통을 받는 거라고,
그리고 더 나아가 그것을 주님 십자가 고통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순교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아주 대단한 착각을 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죄, 다른 사람의 죄 때문에 자기가 대신 십자가를 진다는
대단한 메시아 콤플렉스/Messiah Complex인데
아무튼 오늘 독서의 바오로 사도는 우리를 성찰케 합니다.
나에게 고통은 은총인가, 벌일 뿐인가?
나는 고통 때문에 무기력해지고 불행해지는 사람인가,
은총을 받아 더 큰 고통도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인가?
하느님께서 회개하라고 주는 벌을 십자가로 포장하지는 않는가?
덕분에 큰 고통속에서도 사랑을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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