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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 4주일-성소주일

by 당쇠 posted May 0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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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목자 주일, 그래서 성소주일인 오늘
착한 목자를 생각하며 영화 ‘워낭소리’의 할아버지를 떠올립니다.
이 영화를 보고 저는 보지 않은 다른 사람에게
‘이 영화는 참으로 聖事的이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성사적인 영화(Sacramental Movie)라 함은
이 영화가 하느님을 떠올리고 만나게 하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통해 착한 목자인 예수님을 떠올리고 만났습니다.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장면 하나.
(영화를 보기는 했으나 줄거리 앞뒤가 정확한 지는 자신할 수 없음.)
40살이나 먹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어 젊은 소를 들이고
자식들은 늙은 소를 팔라고 성화를 합니다.
소 때문에 아버지가 너무 고생을 하기 때문입니다.
사료를 먹이면 편한데 할아버지는 당신의 몸조차 건사키 힘들어도
평생 하던 대로 꼴에다 건강에 좋은 것을 섞어 먹입니다.
소에게 꼴을 먹이려니 농약을 칠 수가 없고
농약을 치지 않으니 소출이 적을 뿐 아니라
일일이 김매기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여 보통 15년 사는 소를 40살이 넘어 살게 하였지만
이제 늙어 일도 못하게 되니 할아버지는 소를 팔러 장에 갑니다.
가는 길에 광우병 의심 소고기수입을 반대하는 시위현장을 지나갑니다.
참으로 아이러니입니다.
광우병 의심 소는 바로 잘못된 사료를 먹이기 때문인데,
그런 사료를 먹이는 미국의 축산업자나
이런 소고기를 수입하는 것을 반대하는 시위하는 사람이나
다 자기 이익을 위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이런 것 다 모르고 광우병이 뭔지도 모릅니다.
우시장에 도착하여 흥정이 시작되는데
값을 묻는 사람들에게 할아버지는 500만 원을 달라고 합니다.
60만 원밖에 줄 수 없는 소를 500만 원을 달라고 하니
사람들이 다 웃습니다.
그래도 할아버지는 끝까지 500만 원을 고집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그 소가 60만 원의 값어치일지 모르지만
할아버지에게는 500만 원, 아니 500만 원 그 이상입니다.
아니 팔 생각이 아예 없었을 것입니다.
할아버지에게 소는 돈벌이를 위한 것 이상의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돈벌이의 대상이 아닙니다.
할아버지는 한 평생 온 몸이 부서져라 일하고 소도 그러합니다.
둘은 이런 일꾼의 일생을 같이 가는 동반자입니다.
소가 그러하듯이 일과 할아버지 사이에는
원망이나 불평이나 다른 것에 대한 곁눈질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둘 사이는 어떤 것도 낄 수 없는 완전한 일치입니다.
할머니는 소처럼 노상 일만 하는 인생에 대해 불평과 푸념을 하지만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일 사이를 파고 들 수도
둘 사이를 갈라놓을 수도 없습니다.
이 정도가 되면 일은 자기 전부를 바치는 것, 사랑입니다.
온 몸이 부서져라 일한다는 말 그대로
자녀를 위해 온 몸이 부서지는 줄 모르고 일한 부모들에게
일은 聖事요 사랑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자신을 착한 목자라 하십니다.
양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시기 때문입니다.
나쁜 목자는 양들을 돈벌이 삼고 학대하고 필요 없으면 버려버리는데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길 잃은 양을 찾아옵니다.

이 착한 목자 주일,
이 목자직에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늘어나기를 기도하고
저를 포함하여 이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그 부르심과 직분에 충실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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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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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minlee1004 2009.05.03 07:47:23
    저도 영화를 보았는데요, 흙과 더불어 워낭소리를 들으면서 유년시절을 보냈는데

    마치 아닌양 잊고 살아온 세월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느릿 느릿한 달구지,

    할아버지 할머니, 자연의 순리대로 잘아가는 그분들의 삶이

    그대로 ‘자연 속에 새겨진 은총의 삶’(토마스 아퀴나스성인)으로 보았습니다.

    제가 요즘 이곳에 들려 말씀 글 읽는 재미 또한 은총입니다....^^

    성소주일을 맞이하여 믿음직한 젊은이들을 많이 부르시어

    주님제자로 삼으소서. 아멘.
  • ?
    홈페이지 요셉 2009.05.03 07:47:23
    성소의 길을 가고자하는 젊은이들을 볼 때 마다
    기적은 베드로 사도가 물위를 걸었던 것만 기적이 아니라
    오늘날 표피적이고 감각적인 유혹이 난무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희망으로 성소의 길을 가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바로 기적이고,

    그러한 그들의 순수함이 차라리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아리게 하는 것은
    아마도 그들이 겪어야 할 인간 예수의 고뇌를 미리 읽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길 잃은 양을 찾아.”
    울려 펴지는 목자의 외침을 듣습니다.
    그 외침을 마음에 새기며,
    실행하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하루가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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