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슬픔은 최고의 걸작,
억압된 눈물이 흥건하여 강을 이루고
억압된 분노가 땅을 적시던 젊은 날들의 회상
아무 데서나 울 수 없는 참담함
차라리 통곡이라도 했으면 시원할 감춰진 슬픔
품위와 존엄을 잃어버린 땅에서 생의 말년을 떠돌며 보내는 이들
슬픔과 분노로 일그러진 우울한 노인들을 자주 본다.
한 사람의 생애를 그렇게 마감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불행인가!
뉘우치는 마음에 열리는 자비의 문
아버지를 떠났던 이들의 회심의 발걸음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절제된 슬픔
거룩한 슬픔
황혼이 아름다운 건 기쁨이 커진 슬픔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예술로 표현할 수 없는 거기에
하느님의 아름다움이 있다.
하느님의 가난
하느님의 겸손
하느님의 낮추심이 만든 최고의 걸작
내면의 갈등과 투쟁에서
선을 택할 때마다 함께 하셨던 하느님이 거기에 계셨다.
최고의 걸작
담을 수 없는 하느님 나라는 그래서 슬프다.
오늘도 슬픔 속에서 잠든다.
“아버지 이 밤을 편히 쉬게 하시고
거룩한 죽음을 맞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