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사람이 깨끗해지지 않았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에 있느냐?
이 외국인 말고는 아무도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러 돌아오지 않았단 말이냐?”
오늘 독서와 복음은 '치유를 통해 하느님을 만나는 구원 받은 사람'과
'치유는 받지만 구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
이 두 부류의 사람에 대한 얘기입니다.
받는 것과 관련하여 잘못 받는 사례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가장 잘못 받는 것이 상처만 받고 사랑은 받지 못하는 것,
그 정도는 아니지만 도움만 받고 은총은 받지 못하는 것,
그리고 우리 신앙인의 경우에는 하느님을 믿는다면서
치유는 받고 구원은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독서와 복음에서 치유를 받고 구원을 받은 사람,
곧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이방인 나환자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반대로 본방인은 치유만 받고 구원을 받지 못합니다.
주님께서 치유만 해주시고 구원해주지 않으셨기 때문일까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오늘 독서를 봐도 엿볼 수 있지만 이스라엘밖에는 하느님이 없다는 것이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생각이었지 않습니까?
오늘 독서에서 시리아 장수 나아만은 이렇게 얘기하지 않습니까?
“온 세상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
아니 계신 곳이 없이 어디든지 다 계신다는 지금 우리의 믿음으로 볼 때
어찌 하느님이 이스라엘에만 계시고 이스라엘 밖에는 아니 계시겠습니까?
그럼에도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나아만이 아첨하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엘리사를 통하여 하느님 체험을 했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방인들이 이렇게 하느님 체험을 하는데
하느님을 믿는다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고,
은총을 받고도 하느님께 감사드리지 못하는 일이 어찌 있을 수 있습니까?
이런 사람들은 하느님 체험 이전에 인격적인 관계 불능자들일지 모르고
하느님을 믿는다지만 믿는 사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인격적인 관계 불능자라? 이것이 무엇입니까?
예를 들어 병자가 병원에 가서 돈을 내고 치료를 받고 치유되었습니다.
그때 인격적 관계 불능자는 병이 나은 것으로 끝이고 치유해준 의사는
고맙지 않고 또 경우에 따라 서비스가 형편없다고 불만할 수 있습니다.
나는 돈을 줬기에 치료받고 치유될 자격과 권리가 있고,
의사는 돈 받고 고쳐준 것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애초부터 병만 나으면 될 뿐 의사는 안중에 없었고,
내 병만 나으면 그만이고 의사와 인격적 관계를 맺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은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인 것입니다.
이용만 할 줄 알지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말이
그러면 사랑은 받을 줄 하는 사람이라는 말일까요?
사실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기에 그래서 사랑 받을 줄도 모르고
그래서 하느님께서 그렇게 사랑을 퍼주어 주셔도 그것이 사랑인지도
사랑을 퍼주어 주시는 분이 하느님인지도 모르는 사람일 것입니다.
아무튼 하느님을 믿는다면서 하느님 사랑을 느끼지도 못하고
그래서 구원체험이 없는 나환자가 우리가 아닌지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오늘 복음에서 나병환자가 치유 될 수
있었던 것은 주님에 대한 나병환자의 절대적인 믿음이 이러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얘기겠지요.
여기까지 글을 쓰고 보니,
드는 생각은,
저에게 이런 믿음의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복음의 내용을 분석하고 있는 제 삼자의 입장을 취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바라보게 됩니다.
이런 저에게 무슨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겠는가..입니다.
적어도 자기 무덤 자기가 파지는 말자.
라는 다짐을 해 보는 이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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