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바오로 사도는 아무것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없다고 아주 확신에 차서 말합니다.
“무엇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저 높은 곳도
저 깊은 곳도, 그 밖의 어떤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이 말씀을 읽으면서 동시에 떠오른 생각이
외부의 어떤 것도 주님 사랑과 나를 갈라놓거나 떼어놓을 수 없지만
내가 주님의 사랑에서 갈라서거나 떨어져나갈 수는 있다는 것입니다.
이 생각을 하니 제가 참 슬픕니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제가 너무 가여워서 슬픕니다.
지금 생각하면 절대로 저는 주님을 떠나지 않을 거 같습니다.
주님이 당신을 빵이라고 하면서 당신 살과 피를 먹지 않으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다고 하시자 사람들이 떠나가 버리고,
그래서 제자들에게 너희도 나를 떠나가겠냐고 하시자 베드로가
주님을 두고 자기가 어디 가겠냐고 할 때의 그 심정입니다.
그런데 베드로 사도는 주님을 버리고 떠났었지요.
그러니 저도 얼마든지 주님을 떠날 수 있는 사람이지요.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박해상황이 아닌 지금 상황에서
제가 주님을 떠난다면 그것은 진짜 주님을 배반하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주님의 사랑에 머물지 않는 것일 겁니다.
그것도 다른 누구의 사랑에 머무느라 주님 사랑에 머물지 않음이 아니라
주님 사랑에 머물지 않고 근심 걱정에 머문다거나
주님 사랑에 머물지 않고 미움에 사로잡혀 있거나
주님 사랑에 머물지 않고 재미있는 것에 빠져있거나
주님 사랑에 머물지 않고 일에 빠져있거나 하는,
그런 정도이고,그런 것들일 것입니다.
사실 지금 와서 주님 사랑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주님 사랑보다 더 사랑할 것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부지불식간에 일에 빠지고 재미를 보려고 하는 거지요.
그리고 주님 사랑에 머물 거냐 미움이나 근심 걱정에 머물 거냐?
이렇게 정식으로 물으면 그 역시 저는 정신을 차리고
그런 것에 머물지 않고 하느님 사랑에 머물 것입니다.
그러나 방심을 하고 있을 때에는 부지불식간에 그럴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바오로 사도의 말이 맞습니다.
박해나 고통은 우리를 주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없고
오히려 우리를 주님 사랑에 매달리게 할 것이며 우리가
주님께 매달리는 한 주님 사랑은 그 모든 것을 이겨내게 할 것입니다.
그러니 항상 말하는 거지만 진짜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적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을 믿고 사랑할 때 우리는 오늘 바오로 사도의 마지막 말씀,
곧 "우리를 사랑해 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 내고도 남습니다."는
말씀처럼 외부의 적은 그 어떤 것도 주님 사랑의 힘으로 물리칠 수 있지만
주님 사랑에 머물지 않고 그래서 주님 사랑을 힘입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도 두려워하게 될 것이고 패배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의 나는 주님 사랑의 밖에 있는 자가 아닌지 돌아봐야겠습니다.
(하느님의 사랑도 우리가 믿는만큼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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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주님의 <내 길>과 나의 <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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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주님의 길, 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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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상관없는 나의 길과 흔들림없는 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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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년 연중 제30주간 목요일
(주님의 “My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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