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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15주 토요일-공동체의 품격

by 당쇠 posted Jul 1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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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도도 반을 보내고 저희 정동 수도원은
지난 6월에 같이 피정을 하며 전반기 평가를 했습니다.
기도와 전례 생활,
형제적인 공동체 생활,
사도적 활동
그리고 가난 생활에 대해 공동 평가를 하였는데
대다수 형제들이 형제적인 공동체 생활에 대해 좋게 평가를 했습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고, 도우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공동체 전체적으로 친교와 소통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었으며
공동체가 매우 품격이 있는데,
특히 잘못하고 약한 형제를 공격하지 않고 감싸는 면에서
품격이 있는 공동체라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자기가 사는 공동체에 대해 불만이 있기 마련인데
저희 공동체는 이 면에서 놀랍게도 좋게 평가를 한 것입니다.
실제로 기도와 전례 생활에서는 그리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고
불만족스러운 것에 대한 구체적인 지적도 실제로 나왔습니다.

공동체의 품격은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대하느냐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품격이 높은 공동체란 앞서 보았듯이
잘못하고 약한 형제를 소외시키거나 제거하려들지 않고
오히려 감싸고 북돋우는 공동체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인용한 이사야서의 표현대로라면 예수님처럼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는” 공동체입니다.
부러진 갈대는 쓸모없다 아예 꺾어버리고
연기 나는 심지는 성가시다 아예 꺼버리는 공동체라면
그 공동체는 얼마나 야비하고 천박합니까?
이런 공동체는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지극히 가혹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사회 공동체가 바로 이러합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매우 약하고 오히려 참혹하게 짓밟습니다.
용산에서 일어난 참사로 가족들이 죽었는데도
정부 차원에서 잘못했다는 사과 한 마디 없고
시민 차원에서 안 됐다고 위로를 전하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성가시게 군다고 억압을 합니다.
그러니 서민에게 다가간다고 대통령이 시장에 가
떡볶이를 아무리 먹어도 이렇게 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진정성이 떨어집니다.
아름다운 서울시를 위해 노숙자, 세입자, 노점상을 쓰레기 취급하는
그런 공동체는 겉으론 아름다워도 속으로 악취가 나는 공동체입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수많은 사회적 약자들이 있습니다.
앞서 본 노숙자, 세입자, 노점상은 물론
장애인들과 성적 소수자들,
더 이상 가정의 문제가 아닌 노인들과 어린이들,
외국인 노동자와 새터민들,
이들을 우리 공동체가 방기하거나 밀어내지 않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우리가 얼마나 품어주고 보듬어주느냐,
또 이들을 위한 사회적 기업이 얼마나 늘어나느냐,
그만큼 우리 사회는 품격 있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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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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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9.07.18 20:53:44
    오늘 말씀을읽으니
    저의 생활이 부끄러워 집니다.
  • ?
    홈페이지 삐에트로 2009.07.18 20:53:44
    지극히 비천하고 보잘 것없는
    하찮은 사람 단 한명이라도
    사람답게
    사람으로서
    사람처럼
    우리의 분신이기도 한 그들을
    무시하고 천대하고
    야박하게 굴며
    대접하지 않는 사회는
    결코
    결단코
    아무리 GNP가 높아도
    선진사회, 선진국가가
    될 수 없다 여겨집니다.

    만일 그런식의 선진국이라면
    말뿐인 자칭 선진국일뿐...
    후진국임을 그렇게 해서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지 싶습니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다른 것이 아니겠지요.
    없는 자나 있는 자나
    못난자나 잘난자나
    못배운자나 배운자나
    뭐 그런 것 따지지 않고
    누구를 막론하고
    모두가 사람으로서의 대접만큼은
    잘 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배려하고
    이끌어 주는 그런 차이 아니겠는가.

    선진사회라는 것은
    어떤 불행한 일 하나가 일어나면
    그것이 일개 한 사람에 관계된 것일지라도
    무관심으로 일관하지 않고
    전체국민과 관계된 것으로 알고
    그에게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사회가 아닐까요.

    영원히 영원을 산다면 모를까
    얼마동안
    그것도 잠시 살다갈 이세상
    같이 두런두런
    맘 편하게 살면
    안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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