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키가 작았기 때문에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다."
오늘 얘기는 어제에 이어 예루살렘 입성 직전
예리코에서 일어난 일이고, 구원을 받는 사람의 얘기입니다.
생각해보면 예루살렘에 돌아가시면 돌아가실 텐데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당신 운명을 걱정하시지는 않고 구원 활동을 펼치시는데
이것은 마치 아이를 두고 죽는 엄마가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사랑을 다 쏟는
것과 같이 참으로 감동을 주는 얘기이며 실로 루카복음에만 있는 이 얘기는
주님께서 돌아가시기 전 맨 마지막으로 행한 최후의 구원행위입니다.
그러니까 자캐오는 주님으로부터 최후의 구원은혜를 받은 사람입니다.
제가 옛날에 소설가가 될까 생각하고 소설을 끄적거린 적도 있었는데
그러나 이것이 수도 생활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고 포기를 하였지요.
그런데도 성경의 인물을 주제로 한 소설은 써볼까도 생각한 적이 있고,
그때 저는 자캐오를 주인공으로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지요.
그런 맥락에서 오늘 자캐오의 일생을 그려보면
자캐오의 유년 시기는 그리 유복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복음을 통해서는 키가 작은 것밖에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는 키만 작은 것이 아니라 지체가 높은 집안도 아니고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집이 무척 가난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는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자기가 높이 올라야 한다는 의식이랄까
욕망이랄까 하는 것들이 인이 박히듯 그의 안에 박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는 오르고 올라 당시로서는 큰 도시인 예리코의 세관장이 되었고,
그에 따라 큰 부자도 되었습니다.
그러나 욕망은 늘 허무의 재를 남기는 법이기에 나이가 꽤 먹은 지금
자기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있지만 그러나 그에게는 욕망의 인이 박혀
있어서 지금까지의 욕망이 아닌 다른 욕망이 똬리를 틀기 시작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의 욕망은 그를 행복하게 할 수 없었고 어쩌면 더 불행하게 했기에
차원이 다른 갈망을 해야 한다는 것을 그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라는 분이 예루살렘을 향해 가면서 그분에 대한 소문도
차츰 들려오기 시작했는데 그분의 제자 가운데는 세리 출신도 있고,
아무튼 세리도 죄인도 포용하시는 분이며 율법학자나 바리사이와는
분명 다른 분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른다는 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예리코를 지나가실 때 그도 나가 눈으로 직접 확인코자
했지만 키가 작아서 볼 수 없었고 그래서 체면차릴 나이와 위치에 있음에도
좀 주책스럽다고나 할까 극성스럽다고나 할까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갔지요.
그런데 주님께서는 그의 주책을 어린이다운 순수함으로,
그의 극성을 영적인 열성으로 받아주셨습니다.
사실 예수님이 아니었으면 그도 그럴 리 없었을 겁니다.
사람들 앞에서의 그는 교만하거나 근엄하거나 냉혹하거나 하였는데
주님 앞에서의 그는 그런 것들을 다 무장해제하고 작음과 순수함 면에서는
어린이처럼 되었고 열망과 치열함 면에서는 사막의 구도자처럼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키가 작아 늘 높이 오르려고 했던 그가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이 세상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했지만 돌무화과나무에 올라
예수님을 만난 뒤에는 이제 더 이상 오르려 하지 않습니다.
구원이 내렸기에 오를 필요가 없었던 것이고
하느님 나라로 오르게 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어제 맹인은 구원을 받고 예수님을 따라나섰는데
자캐오는 어찌 했을까요? 따라나섰을까요?
그런데 복음에 뒷얘기는 없고 자기 재산을 나눠주겠다는 얘기만 있지요.
그렇다면 약속을 실천하는 뒷얘기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구원받고 백팔십도 인생이 바뀐 그가 사랑을 실천하는 뒷얘기 말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극성이 필요해!)
http://www.ofmkorea.org/166402
16년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회개, 주님께 문을 여는 것)
http://www.ofmkorea.org/95601
15년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나의 행복은 구원받은 사람의 행복일까?)
http://www.ofmkorea.org/84384
14년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문을 열어라.)
http://www.ofmkorea.org/72144
13년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구원이 내린 집)
http://www.ofmkorea.org/57805
12년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구원이 내렸다!)
http://www.ofmkorea.org/44072
11년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성공보다는 성장을)
http://www.ofmkorea.org/5378
10년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사랑이 고픈 사람)
http://www.ofmkorea.org/4577
09년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좋은 열등감)
http://www.ofmkorea.org/3313
08년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주께서 문을 두드리시면)
http://www.ofmkorea.org/18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