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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12월 23일-기도를 답을 얻는 우리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Dec 2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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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는 <여기 선교 협동조합>의 월례미사 겸 송년회를 하였습니다.

얘기를 나누다 얼마 전 할아버지가 된 분의 손자 이름 작명과 관련한

얘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할아버지가 손자 이름을 지어준 것이 아니라

부모가 아기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할아버지가 이름을 지어주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할아버지 왈

할아버지보다 부모하고 더 오래 사니 부모가 지어주는 게 좋을  같아

부모에게 지어주게 했다는 아주 신식 할아버지의 답을 하시는 거였습니다.

 

그래도 인간이란 모름지기 부모의 자식이 아니라 가문의 자식이라는

구식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작명권을 부모에게 주는 할아버지의 'cool' 면에서는 멋져보였는데

더 멋진 말이 이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세례명은 할아버지가 지어줄 거라는 말씀입니다.

이것이 단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작명권의 분담 차원에서  말일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저는 '아무렴, 마땅히 그래야지!'라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제가 자주 농담반 진담반으로 하는 얘기가

우리 신앙인들은 모두 하씨 집안의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물론 여기서 하씨는 안동 김가나 전주 이씨 같은

세속 가문의 성이 아니고 하느님 집안의 성이라는 얘기인데

앞의 그 아기는 하씨 집안의 자식이라는 뜻으로 할아버지가

이름을 지어주면 좋겠다는 뜻이지요.

 

그런데 이왕 하씨 집안의 이름을 지어줄 거라면

제대로 이름을 지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이름이 예쁜 세례명을 붙여준다던지

생일하고 가까운 세례명을 붙여주는 그런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이름을 지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이름이란 어떤 것입니까?

작명소의 작명가나 점쟁이의 말을 듣고 짓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세례자 요한처럼 하느님께서 친히 지어주시는 이름입니까

 

그런 것은 아닐지라도 내 아들 또는 손주에게 하느님께서는 뭘 바라실까,

이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실까 생각하고 지어주는 이름인 거지요.

 

우리는 작명을 하면서 이 아이가 어떤 사람이 되면 좋을까

인간적인 고민을 하며 나의 바람대로 이름을 지어주는데

우리 신앙인들은 앞으로 나의 바람이 아니라

하느님 바람대로 이름을 지어줘야 할 것이고

그러기 위해 인간적인 고민을 하지 말고 기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이름뿐 아니라 많은 것을 기도로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하지 않고 혼자 고민하거나 머리를 맛대고 의논하여 정하고

그러다가 서로 생각이 다르면 싸우기도 하는데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결정일수록 기도하며 정해야  것입니다

 

프란치스코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고

그래서 성녀 클라라와 실베스뗄 형제에게 사람을 보내 기도를 부탁하였는데

기도하고   둘 다 프란치스코가 자신만을 위해 은수자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구원을 위해 복음 선포자로 사는 거라고 일치된 답을 하자

그 말을 듣고 세상을 두루 다니며 복음을 선포하는 삶을 살기로 하지요

 

기도는 달라고 할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알고자 할 때 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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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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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12.23 04:52:47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12.23 04:52:18
    15년 12월 23일
    (우리는 아는가, 탄생의 뜻을?)
    http://www.ofmkorea.org/85355

    14년 12월 23일
    (내 입이 하느님을 찬미할 때까지)
    http://www.ofmkorea.org/73113

    13년 12월 23일
    (하느님의 뜻을 나의 운명으로)
    http://www.ofmkorea.org/58826

    11년 12월 23일
    (즈카르야의 양보)
    http://www.ofmkorea.org/5441

    10년 12월 23일
    (천국 시민, 세상 시민)
    http://www.ofmkorea.org/4670

    09년 12월 23일
    (말문을 열어)
    http://www.ofmkorea.org/3419

    08년 12월 23일
    (하느님의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http://www.ofmkorea.org/1965
  • 홈페이지 김레오나르도김찬선 2019.12.23 03:55:51
    오늘부터 12월 31일까지 인터넷이 안 되는 곳에 가 있게 됩니다. 그래서 부득이 강론을 올리지 못함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곧 오실 주님을 기쁘게 맞이하시는 성탄 되시길 빌며 새 해 첫 날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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