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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31주 수요일- 제자는 아무나 되나!

by 당쇠 posted Nov 0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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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양성을 하면서 성소 책임도 잠시 겸할 때입니다.
수도원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을 쉽게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마음으로는 수도원에 들어오겠다는 것이 반갑고
그를 덥석 받아들이고 싶지만 오히려 담금질을 합니다.
들어오려는 너의 의도는 순수하냐?
네가 들어와서 잘 살 수 있다고 생각 하냐?
네가 이 삶을 살 자격이 있다고 생각 하냐?
이렇게 자존심을 건드리는 얘기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입회를 유보시킵니다.

전술상 그렇게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저는 사실 저희의 삶을 대단하게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서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부르시고 뽑으신 사람만이 하는 것이며,
그에 합당한 준비와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
즉 자격이 있는 사람만이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자격은 명문 대학을 나오면 갖출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이러저러한 자격증을 많이 가진 것이 아님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 자격이란 무엇보다도 자기 성취가 아니라
주님을 따르고자 하는 마음과 자세를 가지고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참으로 많은 제자들이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사제, 수도자가 되는 이유가 주님의 발자취를 따름이 아니라
영광과 환호를 받으려는 것이고,
신자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심은
십자가를 지고 못 박히시기 위함인데
제자들은 영광스런 왼 자리와 오른 자리를 차지하려 함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첫 번째 자격은 주님을 따르려는 목적의 순수성과
십자가를 지려는 자세입니다.
오늘 주님의 말씀처럼 주님을 따르려는 사람은
다른 무엇이 아닌 예수님 그분 자신이 따르는 이유의 전부가 되어
다른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려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주님을 따르는 것이 이런 것이고
그 목적이 이런 것이라면
이제 복음에서 주님이 비유를 드신 것처럼
먼저 앉아서 잘 계산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
나의 자세가 제대로 된 자세인지 따져야 함은 물론이고,
주님을 따라 십자가를 지려고 한다 해도
정말 나는 주님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지,
정말 그 십자가를 질 수 있겠는지,
어떻게 그 십자가를 질 것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도 마실 수 있겠느냐고 주님께서 물으시자
마실 수 있다고 대답을 하지만
결국은 도망친 그런 제자처럼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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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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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응아 2009.11.04 23:02:08
    물론 당쇠께서 하신 말씀이 옳기는 합니다만 누군가 수도원에 기웃거리는 사람이 있다면 묻지도 마시고 따지지도 마시고 한 번 속는 셈 치고 받아 주신다면 나머지는 그대깨서 하시지 않을까요?
  • ?
    홈페이지 허밍 2009.11.04 23:02:08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루카 5, 8)
    주님의 권능을 보고 베드로사도께서 엎드려 예수님께 말씀드린 내용입니다.
    그러나 결국 예수님을 따라나섰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같은 길임에도
    십자가의 길은 피하고만 싶습니다.

    물 한가운데서도 걸어갈 수 있게 하시는
    주님을 믿고
    그 길을 가고싶습니다.

    주님의 축복속에서 기쁜하루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09.11.04 23:02:08
    그렇습니다.
    갑자기 이런 대중 가요 노랫말이 떠오릅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하느님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십자가를 마다하지 않는 삶,
    그것이 제자의 삶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인간인 우리는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지 못하면
    그 결핍을 물리적인 것으로라도 채워야 한다고 하지요.

    이것을 신앙의 언어로 바꾸어 말하면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하와가 낙원으로부터 추방된 후의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하느님과 맘몬이라는 대립의 구도로
    갈아갈 수밖에 없는 운명적 존재가 되었고
    그래서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지 않고 소유욕을 버린다는 건
    멘 땅에 헤딩하는 것만큼 어렵기만 한가 봅니다.

    회개는 하느님 사랑이 먼저인가,
    소유욕을 버리는 것이 먼저일까!
    아마도 동전의 양면처럼
    동시성을 갖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느님 사랑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
    다만 다가오는 하느님의 사랑을 어떻게 감지하느냐가
    저에게 주어진 숙제라는 생각을 이아침에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면서

    “ 잘 계산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
    나의 자세가 제대로 된 자세인지 따져야 함은 물론이고,
    주님을 따라 십자가를 지려고 한다 해도
    정말 나는 주님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지,
    정말 그 십자가를 질 수 있겠는지,
    어떻게 그 십자가를 질 것인지 따져봐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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