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는 권고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의 종은 자기가 만족스러워 할 때에는 자기에게
어느 정도의 인내심과 겸손이 있는지를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자기를 만족스럽게 해야 할 바로 그 사람들이
자신을 반대하는 순간이 왔을 때, 그 때에 지니고 있는 만큼의
인내와 겸손을 지니고 있는 것이지 그 이상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말씀에 견주어 모든 것이 좋고, 편안하고, 여여할 때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 수 없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것도 보통 어려움이
아니라 요즘처럼 큰 어려움에 처했을 때 사람은 어떤 사람이고,
단체는 어떤 단체인지 그 본색이 드러나고 그 밑천이 드러나게 되겠지요.
다른 것들은 차치하고 사랑의 관점에서 한번 보겠습니다.
어려움이 닥치면 자기의 어려움에만 매몰되어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고,
사재기와 같이 이기주의적으로 자기 것만 챙기는 사람,
이보다 더 고약하게 고통의 탓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며 물어 뜯는 사람,
이러지는 않고 다른 사람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정도는 하는 사람,
큰 사랑 그러니까 신앙인들 같으면 하느님의 큰 사랑이 차고 넘쳐
다른 사람을 고통으로부터 구해주기 위해 달려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이것이 이번 전염병의 어려운 상황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제 개신교의 상당수 교회가 정부의 강력한 권고와 주위 주민들의
간곡한 요청에도 예배를 강행하고 충돌도 빚었다는 얘기를 어제 듣고,
오늘 성전에서 물이 흘러내려가니 가는 곳마다 생명이 살아난다는
에제기엘서 얘기가 겹치면서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이들은 왜 주일 예배를 꼭 봐야 하는가?
이것은 분명 이웃 사랑 때문은 아니고,
그렇다면 정말 하느님 사랑 때문인가?
이웃에게 전염병을 옮길 수도 있는데
이런 예배를 하느님께서 좋다고 하실까?
저는 아주 비판적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성전에 모여 있을 것이 아니라 오늘 성전에서 물이 흘러가듯이
하느님의 사랑으로 대구의 전염병 현장으로 달려가야 한다고 말입니다.
이렇게 개신교를 비판하며 상대적으로 우리 천주교가 그러지 않았음에
우월감을 느끼고 있는데 바로 이어서 우리 천주교는 오늘 독서에 비추어
정말 한줌 부끄러움이 없고 우리 수도원과 나는 정말 성전의 물인가?
성찰이 되면서 참으로 부끄러웠습니다.
대구에 봉사자 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그곳에 달려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가지 못한 저였고 제가 못 가더라도 우리 형제 중에
누가 갔어야 하는데 가지 못한 저희였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에 비춰 볼 때
생명의 물인 사랑이 흘러나오지 않는 교회와 공동체는 성전이 아닙니다.
아무리 예배를 보면서 하느님을 찬미하고 하느님 사랑에 흠뻑 젖어도,
교회 안에서 신자들 서로 간에 사랑을 찐하게 나눠도 그 사랑이
흘러넘치지 않고 흐르지 않는 교회는 성전이 아니고 물은 썩은 물입니다.
어제 아침 성무일도 청원기도를 한 것이 그래서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우리에게 기도의 정신과 회개의 마음을
주시어, 주님과 사람들을 뜨겁게 사랑할 수 있게 하소서.
-모든 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쇄신되어, 정의와 평화가 땅에 가득 차도록
하시는 주님과 우리도 협력하게 하소서.
-온갖 조물의 깊은 본성과 가치를 우리에게 알려 주시어, 주님을 찬미하는
우리의 노래와 조물의 노래를 어울리게 하소서.
-가난한 이들과 고통받는 이들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알아뵙지 못하고,
그 형제들 안에 현존하시는 성자께 봉사 드리지 못한 우리를 용서하소서.
이렇게 기도하고, 이렇게 회개하며, 이렇게 사랑을 실천하면 하느님 사랑이
우리의 성전인 본당과 가정으로부터 그리고 나라는 성전으로부터 흘러넘쳐
주변의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과 피조물이 치유되고 생명이 넘칠 것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하느님 건강법)
http://www.ofmkorea.org/204981
18년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우리가 성전의 물이다.)
http://www.ofmkorea.org/118940
17년 사순 제4주간 화요일
(건강해지고 싶습나까?)
http://www.ofmkorea.org/100904
16년 사순 제4주간 화요일
(비인도적인 하느님의 섭리)
http://www.ofmkorea.org/87567
15년 사순 제4주간 화요일
(건강 중독과 건강 가난)
http://www.ofmkorea.org/76051
14년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오랜 체념을 깨우시는 주님)
http://www.ofmkorea.org/61231
13년 사순 제4주간 화요일
(네 영혼은 지금 건강하냐?)
http://www.ofmkorea.org/51921
12년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썩은 사랑?)
http://www.ofmkorea.org/5647
11년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은총은 물과 같이,)
http://www.ofmkorea.org/5026
08년 사순 제4주간 화요일
(성전 물의 물꼬를 터라)
http://www.ofmkorea.org/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