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들과 유다 지방의 신자들이 다른 민족들도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였다는 소문을 듣고 보이는 반응이 제게는 의외입니다.
다른 민족이 하느님을 믿기 시작하였다면 기뻐해야 마땅한데,
그들과 식사한 것 때문에 베드로에게 시비를 걸고 있습니다.
아무리 세례를 받아 하느님 백성이 되어도 할례받지 않으면
한 민족이 아니니 한 형제가 아니라는 말이고,
하느님 백성이 되는 것보다 한 족속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입니까?
그런데 이들의 행위가 더 큰 문제가 되는 것은
하느님을 자기 민족이 독점하고 자기 민족 안에 가두려고 한 점입니다.
그럼으로써 하느님이 더 많은 민족에게 알려지고
사랑받게 되는 것을 가로막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베드로는 이렇게 질문을 합니다.
"내가 무엇이기에 하느님을 막을 수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이것이 실은 질문이 아니고 사도들과 유다의 신자들이
성령의 역사를 막으려 한 것이라고 베드로가 나무라는 것인데
제 생각에 사도들과 유다 신자들은 두 가지로 잘못했습니다.
성령의 역사하심을 막은 것 그래서 차별과 분열이 생긴 것과
덜 중요한 것을 중시하고 중요한 것을 멸시한 것입니다.
오늘 베드로는 성령께서 사도들과 이스라엘에 주셨던 선물을
이민족에게도 같이 주셨음을 얘기하며 우리가 성령께서 하시는 것을
어떻게 막겠냐며 사도들과 유다 신자들을 설득합니다.
근자에 와서 우리는 Unity in Diversity, 곧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를 수없이 얘기합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일치는 지니자는 것입니다.
다양성多樣性과 일치성一致性, 이 두 가지는
공동체 안에 반드시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다양성과 개성을 인정해주지 않고 일치성만 고집한다면
그 일치는 진정한 일치가 아니라 전체주의적 획일일 뿐이고,
일치는 생각지 않고 개성이나 개인의 자유만 고집하면
콩가루 집안이 되어 그 공동체는 공동체라고 할 수 없을 겁니다.
사실 다름이 없으면 일치도 없는 것입니다.
일치란 다름에도 불구하고 하나를 이룬 것을 말하는 것이니
완전히 똑같은 것은 일치가 아니라 획일일 뿐이라는 겁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 공동체는
개인과 다름을 존중하는 문화가 있어야 하고,
동시에 개인에게는 일치의 정신이 있어야 하는데,
일치의 정신을 갖게 하시는 분이 성령이시기에
공동체가 성령을 모실 때 일치의 정신도 갖게 되고 일치도 이룰 수 있지요.
다음으로 사도들과 유다 신자들이 두 번째로 잘못한 것은
가치의 전도, 곧 덜 중요한 것을 중시하고 중요한 것을 멸시한 것입니다.
사실 할례는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유다 민족에게는 할례가 민족성을 가늠하는 것이기에 중요할지 모르지만
다른 민족에게는 결코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러기에 이렇게 일부에게
중요한 것은 모든 민족에게 중요한 것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왼손잡이는 재주가 많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이 슬픈 뜻을 담고 있지요.
옛날에 왼손잡이는 오른손을 쓰도록 강요받아 오른손 왼손을 다 쓰다 보니
재주가 많게 된 것인데 오른손잡이가 기준이 되고 중심이 되던 옛날에
모두 오른손을 쓰는 것이 예의라고 하며 왼손을 쓰는 사람은
예의를 지키지 않는다고 하였으니 이 얼마나 폭력적입니까?
이런 예의는 쓸데없는 예의입니다.
사랑이 아니고 사랑에 반대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사랑이고 이것과 비교하여 다른 것은 아무것도 중요치 않으니
쓸데없이 사랑 이외의 것을 예의로 포장하고 중시할 필요 없을 것입니다.
사랑 없는 것이 제일 예의 없는 것이니 사랑 없는 예의는 폐기할 것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주님의 불러내심은 일괄명령이 아니다.)
http://www.ofmkorea.org/217193
18년 부활 제4주간 월요일
(걸레)
http://www.ofmkorea.org/120985
17년 부활 제4주간 월요일
(나쁘다면 동성애보다 차별이 더 나쁘다.)
http://www.ofmkorea.org/103191
16년 부활 제4주간 월요일
(문은 사랑 앞에서만 열린다.)
http://www.ofmkorea.org/88721
15년 부활 제4주간 월요일
(구원의 문이신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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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부활 제4주간 월요일
(나만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시는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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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부활 제4주간 월요일
(구별과 차별이 사라지는 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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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년 부활 제4주간 월요일
(단정 짓지 말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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