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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현 후 토요일-겸손으로 알아야지만

by 당쇠 posted Jan 0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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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성탄이 끝나는 주님의 세례 축일이고
주님께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심을 기념합니다.

주님의 세례를 기념하기 전에 교회의 전례는 오늘,
주님께서 요한과 함께 세례를 베푸셨음을 전하고
세례자 요한이 주님과 자신의 관계를 증언하는
요한복음의 얘기를 전해줍니다.

예수님의 등장과 요한의 투옥 사이에
요한의 제자들과 예수님의 제자들 사이에 말다툼이 있었나봅니다.
무슨 말다툼이 있었을까요?
자기들 영역에 왜 침입을 하였느냐는
요한의 제자들의 항의가 있었을 것입니다.
먼저 세례운동을 펼치고 명성을 얻은 요한의 제자들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불만이었고 항의였을 것입니다.
이에 요한이 나서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자기들이 하고 있는 세례운동에 예수님이 침입한 것이 아니라
자기들이 하고 있는 세례운동이 사실은
주님의 복음 선포 활동을 준비하는 것임을,
자신과 예수님의 관계는
오실 분 그리스도와 그분의 오심을 준비하는 사람의 관계,
신랑과 친구의 관계,
그분이 커지시도록 자신은 작아져야 하는 관계임을 분명히 합니다.

저의 형제 중에 참으로 요한과 같은 형제가 있습니다.
충실한 형제이고 아주 지혜로운 형제입니다.
그가 지혜로운 것은 많이 배워서가 아닙니다.
그는 필요한 만큼만 배웁니다.
필요한 만큼만 배우는 것이 그의 지혜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그는 才勝德하지 않은 사람,
즉 德이 才能보다 뛰어난, 德勝才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가 정말 지혜로운 것은
자신이 나설 때와 빠질 때를 아는 것이고
다른 사람이 높아지도록 자신을 발판으로 내어줄 줄 아는 것입니다.
이런 말이 있는지 모르지만 我勝他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자신을 밟고 올라가도록 발판이 되어줍니다.

그래야 된다는 것,
저는 머리로 너무 잘 압니다.
그런데 이것은 머리로 알아 되는 것이 아닙니다.
겸손이라는 전 존재적인 덕으로 알아야 되는 것입니다.

올라서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
추월하지 않으면 못 견디는 사람,
앞자리가 아니면 못 견디는 사람,
이런 사람은 아무리 머리로 알아도 발판이 되어줄 수 없습니다.

남의 밑에 있는 것이 편한 사람,
드러나지 않는 것이 편한 사람,
모든 사람의 승리를 자신의 승리로 삼을 줄 아는 사람,
그래서 모든 사람이 승리자가 되게 하는 것이
자기의 기쁨인 자만이 그리 될 수 있습니다.

우리 형제, 그 형제가 시간이 지나고 나이 먹어도
계속 그런 형제로 남기를 기도하고
저도 그러한 형제가 되었으면 바라고 기도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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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쥬라블 2010.01.09 22:14:13
    '德勝才'한 형제를 알아 보시는 눈은 얼마나 복되십니까?
    모든 사람의 승리를 자신의 승리로 삼을 줄 아는 사람,
    그래서 모든 사람이 승리자가 되게 하는 것이
    나의 기쁨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청해보는 하루 입니다.
    이러한 발판의 형제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뿌듯한 하루입니다.
    나눔이 좋아 읽고 또 읽다 이렇게 흔적을 남깁니다.
  • ?
    홈페이지 마니또 2010.01.09 22:14:13
    어수룩수사님!
    無心으로.. 잘 배웠어요. 감사합니다.
    수사님 말씀들으니 더욱 자신이 없어지네요^^;
    경인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좋은 시..좋은 논문 낳으시기를 기도할께요.
    고운 말차(抹茶)만 보면 수사님 생각나는
    마니또올림~^^v
  • ?
    홈페이지 웃지요 2010.01.09 22:14:13
    주님, 작아지는 것이 저에게는 너무 어렵습니다.
    지식이 아니라 지혜로
    사랑을 배우는
    단순한 사람으로 거듭나게 도와주십시오

    어수록님, 無心을 더해주시니 고맙습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10.01.09 22:14:13
    그렇습니다.
    깨닫는 것, 배운다는 것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별할 줄 아는 마음을 키우는 거라 생각되네요.
    모든 생각과 감정과 행동이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이겠지요.

    오늘도 부단한 마음공부를 통해 내가 누구인가를 깨닫는,
    겸손의 사람이 되도록 마음을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
    홈페이지 어수룩 2010.01.09 22:14:13
    학문은 더하고 보태는 공부요, 도 닦는 것은 빼고 제하고, 버리는 공부랍니다. 그래서 학문을 하면 날로 지식이 쌓여가고, 도를 닦으면 악습(허물)이 날로 줄어 간다네요. 따라서 도 닦는 사람은 악습(허물)을 버리고, 버리고 버리고 버려서... 더 버릴 것이 없을 때야 비로소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은 일이 없다네요. 이 경지가 곧 오늘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는, 즉 빈마음, 無心으로 하는 경지 아닐까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세례자 요한은 겸손의 모습을 통해서 자기는 없고, 주님만 계심을 보여주시네요. 참 아름답습니다.
  • ?
    홈페이지 마니또 2010.01.09 22:14:13
    신부님 저도 머리로는 너무나 잘 ~알아요.^^
    겸손하지 못한 탓에 드러나지 않으면 서운하고,
    알아주지 않으면 일하기도 시들해지고
    남이 제 위에 있는 것은 인정하기조차 싫고
    앞자리에 앉아야 뿌듯하고..그렇습니다.^^

    어쩌면 영원히 단 한사람의 발판도 되어주지 못할
    제 모습을 바라보며 슬퍼하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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