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는 당신이 말씀하신 것 중에서 제일 중요한 말씀을
오늘 제자들에게 하십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그런데 저는 이 말씀이 제일 중요한 말씀이고 계명이라고 하면서도
실제 삶에서는 다른 중요치 않은 것 때문에 제일 중요한 계명을 어깁니다.
곧 제일 중요한 계명인 사랑을 덜 중요하거나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때문에
어기고 형제를 미워하는데 저뿐 아니라 여러분 중에도 계실 겁니다.
예를 들어, 저는 생태 영성의 주보성인인 프란치스코의 가르침을 충실히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그래서 물 한 방울이나 종이 한 장도 함부로 쓰지 않고,
세제나 일회용이나 플라스틱 제품을 가능한 한 쓰지 않습니다.
그런 저이기에 누가 그러지 않는 것을 보면 화가 나고 미웁곤 했습니다.
그런데 뭡니까? 생태계와 자연을 사랑하면서 인간은 미워하고,
제일 큰 계명인 인간 사랑을 놓치고 이웃을 미워하는 우를 범하는 거지요.
그리고 길을 가다 보면 반려견을 동반한 사람이 개의 똥을 치우는 것을
보게 되는데 그때 그것을 공중예절을 잘 지킨다고 좋게 볼 때도 있지만
비딱하게 볼 때는 ‘그래 개의 똥은 치우면서 인간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 하는 것은 아니냐?’고 속으로 비판적으로 생각하기도 하는데
비판하면서 똑같은 짓, 곧 사람보다 개를 더 사랑한 것을 저도 한 거지요.
그런데 오늘 사도행전을 보면 이런 면에서
성숙한 초기 사도들의 교회를 보게 되어 참으로 흐뭇합니다.
어느 공동체나 별 거 아닌 것을 가지고 공동체를 뒤흔드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초대 교회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사도행전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우리 가운데 몇 사람이 우리에게서 지시를 받지도 않고 여러분에게 가서,
여러 가지 말로 여러분을 놀라게 하고 정신을 어지럽게 하였습니다.”
쓸데없이 분란을 일으킨 짓이란 할례 받지 않으면 구원 받지 못한다는
주장을 일부 유다 지방 신자들이 한 거지요.
그런데 할례 받아야 구원 받는다는데 이게 말이 됩니까?
할례 안 받으면 구원 못 받는다는 얘기이고 할례가 곧 구원이라는 거지요.
그런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이나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을 가지고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은 어떤 공동체나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일부 주장이 있을 때 전체가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그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미성숙하면 할수록 그런 사람은 아주 작은 것을 가지고 문제를 크게 만들고,
미성숙하면 할수록 그런 공동체는 문제를 옳게 해결하지 못하고
그런 사람에 의해 흔들리고, 깨지고, 파괴됩니다.
반면 성숙한 공동체는 일부가 잘못한 것을 옳게 판단하여
일부의 잘못으로 그치게 만들고 그것을 통해 오히려
공동체가 성장하고 풍파에 좌우되지 않고 공고해집니다.
이런 면에서 초대 교회 공동체는 이 소동으로 인해
그리스도교를 유대교의 아류에서 세계 종교로 성장케 되고,
앞으로 이단들과의 싸움에서 흔들리지 않을 기틀을 놓습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는 우리말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우리 공동체가 사도들의 초대 교회처럼
어떤 짓이 물을 흐리는 짓인지 식별할 수 있고,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이 미꾸라지라는 것을 식별할 수 있느냐 그것입니다.
다시 얘기하지만 초대 교회처럼 성령에 이끌리지 않고,
그래서 주님의 사랑의 계명에 공고히 입각하지 않으면
공동체는 미꾸라지를 용으로 생각하여 제어치 못 하고,
그 분탕질에 공동체는 흔들리고 깨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꾸라지를 식별할 눈과 제어할 힘을 주십사고 기도해야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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