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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2주 목요일-몸이 움직여야 마음도?

by 당쇠 posted Jan 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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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시도 안 되어 잠이 깼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회의를 하여 몸이 피곤한 때문인지
바로 일어나지지 않아 얼마간 잠자리에 누워있었습니다.
그런데 침대에 누워있는 나를 천장에서 내려다보듯
제가 보이고 제가 가엾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왜 그럴까?
어제 머리를 많이 쓰는 회의를 한 뒤의 건조함과 공허감 때문일까?
아니면 어제 자기 전에 읽고 잔 오늘 복음 때문일까?

내 마음이 더 따듯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 마음이 더 생동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느낌을 갖고 일어나 오늘 복음을 마주 하니
예수님을 찾아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기에 이렇게 예수님을 찾아 나서고
나는 어떤 사람이기에 예수님을 찾아 나서지 않을까?

수도원에 매일같이 미사 드리러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번 강추위에도 빠지지 않고 그 새벽에 미사 드리러 오셨습니다.
저는 우리 집에서 미사를 드리니 찾아 갈 필요가 없었지요.
찾아 가는 것,
몸이 가지만
몸이 가기 전 마음이 찾습니다.
그러니 찾아 감에는 몸과 마음의 어떤 관계가 있습니다.
몸이 찾아 갈 필요가 없으니 마음의 찾음이 그리 열렬하지 않습니다.
몸이 편안하니 마음이 그리 뜨겁게 찾지 않습니다.

저는 하느님이 내 안에 계시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찾아 어디 갈 필요를 느끼지 않았고
하느님을 찾아 어디 간 적이 없습니다.
유명한 강사를 찾아 가시는 신자들을 보고
좋은 강의를 들으러 가는 우리 형제들을 봐도
나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형제들이 영화 “위대한 침묵”을 보고 와서 그 느낌을 얘기하고
우리 카페에 그 영화 감상이 올라와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그 영화 괜찮은 영화일 거라 생각이 들어도
굳이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 것입니다.
작년 “워낭 소리”처럼 누가 표까지 사 와서 같이 가자고 하면
어쩔 수 없이 가고,
또 가서 보면 감동을 받겠지만 아직까지 갈 생각이 없습니다.
사실 작년 “워낭 소리”를 보고 감동을 참 많이 받았습니다.
聖事的인 영화라고 생각하고 “위대한 침묵”도 그럴 것입니다.
그래도 갈 생각이 없습니다.

아무튼 수도원 성당에 성체가 모셔져 있고,
내 안에 하느님이 계시다고 생각하니
무엇을 찾아 어디 갈 생각이 없고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것이 저의 축복인 것 틀림없지만
微動도 않으니 感動도 없는 것은 아닌가,
몸으로 찾지 않으니 주님을 찾는 마음도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
깊이 생각하게 되는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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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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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잔꽃송이 2010.01.21 14:34:59
    신부님 말씀으로 아침을 열수 있음이 늘 감사하답니다.
    신부님의 영육의 건강을 기도드려요.
    신부님! 하루쯤 푸욱 쉬셨으면 좋겠어요..^^
  • ?
    홈페이지 무지개 2010.01.21 14:34:59
    신부님. 우리지침서에 있는 성가 5번 작은 꽃 불러 드릴께요.
  • ?
    홈페이지 삐에트로 2010.01.21 14:34:59
    세상에 새로운 것이 없음은 사실이나
    늘 새로운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얘기도
    틀린 말은 아닌듯 합니다.
    하느님은 결국 외부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닌
    내 마음의 여정에서 만나 뵈옵는 분이시겠지요.
    우리는 어쩌면 늘 좇고 쫓기며 삶을 이어갑니다.
    그것이 끊임없는 노력이라 만족하지만
    그것이 참으로 하느님을 향한
    길없는 우리의 길인지
    반성하고 생각해 보게 됩니다.
  • ?
    홈페이지 허밍 2010.01.21 14:34:59
    신부님 아침마다 신부님 강론으로 행복합니다.
    건강하세요~
  • ?
    홈페이지 마니또 2010.01.21 14:34:59
    신부님.. 회의 다 마치시고 좀 쉬셔요..^^
    저도 오늘 2시 30분부터 일어나 앉아있었어요..ㅎㅎ
    겨우내 하루도 쉬어본 기억이 없는탓이지
    밤에 자리에 누우면 기운이 모두 盡하여지고
    제가 마치 시체처럼 느껴지곤해요..ㅎㅎ

    강론을 묵상하며 주님과 하나된 신부님을 뵙니다.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신부님이 계셔서 저희는 무척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10.01.21 14:34:59
    그렇습니다.
    당쇠님 글의 행간에 하느님의 마음,
    예수님의 마음, 인간의 마음이 절절이 함께 녹아 있음이 전해지네요.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할까 싶네요.
    이 세상에 새로운 것는 없지요.
    낮에 잠시 눈을 부치시와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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