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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연중 제9주간 목요일

by 김명겸요한 posted Jun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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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가는 계명에 대해서 묻는 율법 학자에게

예수님께서는 사랑의 계명을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율법의 핵심입니다.
이 말씀을 받아들이는 율법 학자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이 말씀은 분명 예수님의 칭찬이지만,
조금은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은
아직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지는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아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의 계명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율법 학자는 계명 하나를 묻는데,
예수님께서는 2개를 말씀하십니다.
한편 저는 이것이 3개로 보입니다.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 나 자신 사랑.
실질적으로 한 개인가, 두 개인가, 세 개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대상만 달라질 뿐입니다.
대상만 다르지 똑같은 사랑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그 사랑으로
이웃도 사랑하고 나 자신도 사랑합니다.
어느 것 하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다른 것도 사랑하지 못합니다.

여기에 사랑의 계명이 어려운 이유가 있습니다.
어느 하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다른 것도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부 다 사랑하지 못합니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말씀을 지키지 못한다고 자책합니다.

우리 안에 과연 사랑이 없을까요?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사랑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남들이 잘못된 사랑이라고 판단할지라도,
욕심이나 집착에서 비롯된 것이라도
사랑하는 대상이 하나쯤은 있습니다.
누구에게는 그 대상이 사람이지만,
누구에게는 강아지이기도 합니다.
어떤 행동에 사랑이 아닌 다른 마음이 99%이고,
사랑의 마음이 겨우 1%일지라도
그 안에는 사랑이 있습니다.
우리는 적은 분량의 사랑은 보지 못하고,
많은 분량의 다른 마음에만 집중하다보니
우리 안에 사랑의 마음이 없다고
너무 쉽게 판단합니다.
그래서 그 무엇도 사랑하지 못하고,
사랑의 계명이 너무 무겁게만 느껴집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안에는,
우리가 모르더라도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넣어 주신
사랑의 마음이 있습니다.
우선 그것을 찾아야 합니다.
그 사랑을 찾을 때,
그것이 너무 작고 미미해도
거기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발견한 사랑은
내 마음 안에서 점점 커져서
사랑이 아닌 다른 마음은 점점 줄어들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하느님도 이웃도 나 자신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내가 지금 사랑하고 있는 대상이
누구인지 찾아보고
그 대상을 떠올려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잠시나마 나에게 찾아오는
미소와 따뜻한 마음에
행복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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