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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 다음 금요일-욕망을 갈망으로

by 당쇠 posted Feb 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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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원 연 피정 지도를 위해 광주에 내려와 있습니다.
오는 길에 장성에 있는 우리 형제들에게 들렸는데
그곳 교육관에서 단식 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고
우리 형제들 몇도 그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교육은 저도 옛날에 받은 적이 있습니다.
죽은 제 친구 최 요한이 간 경화 치료를 받을 때
병원에서는 더 이상 할 것이 없어 마지막 수단으로
단식 치료 교육을 제가 같이 받은 것입니다.

단식은 그 자체가 목적이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무언가 다른 목적을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바리사이들처럼 단식 그 자체가 목적이라면
그것은 참으로 바보스러운 것이고
오늘 예수님께서 그러하신 것처럼 질책 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면 단식의 목적은 무엇이어야겠습니까?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건강입니다.
역설적이지만 단식이 건강을 위해 좋습니다.
물론 적절하고 올바른 단식이어야겠지만
단식을 하면 육신적으로나 영신적으로 건강해집니다.

영적인 면에서 단식은 우선 영적 잡초를 제거해줍니다.
잡초란 마땅히 가야할 곳으로 가는 영양분을
가로채고 빼앗아가는 풀을 말하는 것이니
영적인 잡초란 우리의 잡스런 욕망들이 되겠습니다.
잡스런 욕망이란 하느님으로만 만족해야 할 우리의 만족들을
이 세상 것들로 대리만족하려는 것들입니다.
이 세상 것들이 우리에게 대리만족을 주는 것은
그것들도 선하신 하느님이 만드신 선들이기 때문인데,
문제는 이런 아랫선이 지상선이신 하느님의 선을 대신하고
불완전한 선이 완전한 선이신 하느님의 선을 대신하며
일부선이 전체선이신 하느님의 선을 대신하고
불충분한 선이 충만한 선이신 하느님의 선을 대신합니다.
단식은 대리만족하게 하는 이런 것들에 대한 욕망을 없애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단식은 이렇게 잡스런 욕망을 제거함으로써
영혼을 맑게 하고 갈망을 자라게 합니다.
배가 부르면 인간은 다른 만족을 구하고
그래서 잡스런 여러 욕망들이 자라지만
단식을 하게 되면 다른 욕망들은 사라지고
오직 먹고 싶은 욕구만 남게 되듯
단식은 욕망을 정화시켜 하느님께 대한 갈망만 남게 합니다.
색시가 오롯이 낭군을 기다리듯
신랑의 친구들이 오직 신랑에 집중하듯
단식으로 욕망이 정화된 영적인 갈망은 이제
하느님의 사랑을 애타게 찾고 그 사랑만으로 만족합니다.

그러므로 이 사순시기
우리는 프란치스코의 다음 권고를 마음에 새깁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충만한 선, 모든 선, 완전한 선,
참되시고 최고 선이신 하느님 외에는 다른 아무 것도,
홀로 선하시고 홀로 자비로우시고 홀로 양순하시고
홀로 부드러우신 하느님 외에는 다른 아무 것도,
홀로 인자하시고 홀로 무죄하시고
홀로 순수하신 하느님 외에는 다른 아무 것도
우리는 원하지도 바라지도 말며,
다른 아무 것도 마음에 들어 하거나 만족하지도 맙시다.
그러므로 아무 것도 우리를 방해하지 못하기를!
아무 것도 우리를 하느님과 떼어놓지 못하기를!
아무 것도 우리를 가로막지 못하기를 기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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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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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평화 2010.02.20 12:26:34
    홀로 선하시고 자비하시고
    완전하신 최고의 선이신 하느님께
    나의 최선을 드립니다.
  • ?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0.02.20 12:26:34
    하느님 만으로 만족 하고
    하느님 만으로 행복한
    하루 하루를 살아 갑니다.

    하느님 사랑으로 단식도 하고,절제도 합니다.
  • ?
    홈페이지 잔꽃송이 2010.02.20 12:26:34
    신부님 글을 읽으니 단식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사순절을 말씀속에서 지내게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 ?
    홈페이지 마니또 2010.02.20 12:26:34
    아름다운 프란치스코의 영적 권고문이 마음에 깊이 닿습니다.
    온갖 잡스런 풀들만 무성한 제 영혼의 밭을 갈아 엎어주실
    최고의 정원사의 손길을 기다리며, 말씀을 마음에 새깁니다.
    성서 다음으로 제 삶에 깊은 영향을 주고
    저의 내면을 거울처럼 비춰주는 깊은 묵상집 오스왈드 챔버스의
    'My Utmost for His Highest'. '주님은 나의 최고봉' 책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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