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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3주 월요일-하느님 은총과 사랑은

by 당쇠 posted Mar 0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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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만과 엘리사.
세속 임금의 신하와 하느님의 사신.

나아만이 엘리사를 통해 하느님의 치유를 받고자 멀리서 옵니다.
그리고 치유를 받기 위해 정성을 다 하는 뜻에서 많은 봉물 가지고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는 뜻에서 군마와 병거를 거느리고
엘리사를 찾아갑니다.
그러나 엘리사는 만나주지도 않고
심부름꾼을 시켜 그저 요르단 강 물에 몸을 씻으라고만 합니다.

엘리사는 참으로 하느님의 사신답습니다.
세속의 권세를 그리 대단하게 생각지 않습니다.
세상 사람들에게는 그가 대단한지 몰라도
하느님 앞에서 그가 대단한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엘리사는 세속의 권세뿐 아니라
인간의 정성도 그리 대단한 것으로 생각지 않습니다.
나아만의 정성을 높이 사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도 나아만의 치유를 위해 정성을 들이지 않는 듯 보입니다.
아무런 성의가 없는 듯이 심부름꾼을 시켜 처방만 내립니다.
이에 나아만은 그렇게 성의도 없고 정성도 기울이지 않고
어떻게 하느님의 치유를 받을 수 있을 거며,
또 도랑물 같은 요르단 강 물로 무슨 병이 낫겠냐고 합니다.
인간적인 차원에서 보면 맞는 말입니다.
의사가 성의도 없고 정성도 기울이지 않으면 그 치료는 뻔합니다.

그러나 신앙의 차원은 인간의 성의나 정성이 치유하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이 치유하시는 것이고
하느님의 거룩한 뜻이 치유하시는 것이고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이 치유하시는 것임을 믿습니다.

언젠가 입시를 앞두고 학부모들이 찾아왔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미사를 드려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마고 제가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 대답이 시원치 않았던 모양입니다.
일어나 가면서 다시 한 번,
“신부님, 정성껏 미사를 드려주세요.”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분을 다시 앉히고는 하느님을 믿는지 물었습니다.
하느님께서 무엇이든지 다 하실 수 있는 분임을 믿는지,
하느님께서 사랑이시라는 것을 믿는지,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을 사랑하신다는 것을 믿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분이 다 믿는다고 대답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당신이 당신 아들을 사랑하는 것보다
하느님께서 당신 아들을 더 사랑하심을 믿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역시 믿는다고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마지막으로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불안해 하냐고 일침을 놓고
보시다시피 제 정성은 믿을 것이 못되니
제 정성을 믿지 마시고 하느님을 믿으시라고.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만을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이스라엘이 다른 족속보다 더 당신 마음에 들거나 예뻐서
또는 이스라엘이 하는 짓이 당신 마음에 더 들어서
은총을 내리시는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 은사는 순전히 하느님의 거룩한 뜻에 의해서이지
인간이 하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님을 믿는 것,
이것이 우리의 믿음이고 구원입니다.

하느님,
제 하는 짓 보고 구원하지 않으시고
당신의 거룩한 뜻과 사랑으로 구원하시니 감사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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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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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뭉게구름 2012.04.03 12:27:09
    오늘 신부님의 말씀을 묵상 하면서
    제 가슴 속에서 일렁 거리는 생각이

    아 ! ~ ~ 이제까지
    겨자씨 만한 믿음도 갖지 못 하였구나 !

    무엇이 든지 내가
    어떻게 해 볼려고 하지 않았던가 !
  • ?
    홈페이지 웃지요 2012.04.03 12:27:09
    나의 구원이신 하느님,
    제 하는 짓 눈감아 주시고
    당신의 거룩한 뜻과 사랑으로 구원하시니
    감사하나이다. 아멘.
  • ?
    홈페이지 허밍 2012.04.03 12:27:09
    아멘! 하느님 감사합니다.
  • ?
    홈페이지 승온 2012.04.03 12:27:09
    하느님은 저의 모습을 보고 사랑하지 않으시고
    하느님의 거룩한 뜻과 사랑으로 사랑하시고 구원하시는 것을 다시 기억합니다.

    세상의 사람들은 상대의 정성이나 모습을 보고 사랑하고..
    저 역시 그런 자이지만..
    하느님은 그런 분이 아니시라는 것이 참으로 안심입니다...
    하느님을 믿는다하면서도 사람의 정성을 더 신뢰하는 저의 모습을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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