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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연중 제19주일

by 김명겸요한 posted Aug 0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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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새벽녘,
제자들은 호수 한 가운데에서
파도와 싸우고 있습니다.
성경에서 물과 밤은
죽음, 악의 세력으로 해석되는데,
그 해석을 적용시키지 않더라도
제자들이 얼마나 힘들어 하고 있을지
상상할 수 있습니다.
군중을 돌려보내신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러 산에 오르신 시간이 저녁때이기에,
제자들은 이미 몇 시간에 걸쳐
파도와 씨름하느라 정신이 없었을 것입니다.
심지어 그들 가운데 몇몇은 어부였으며,
지금 그들이 있는 호수는
그들의 삶의 터전이었는데도,
그 사실은 지금의 상황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정신이 없는 상황에,
물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고서는,
헛 것을 보았다고 생각해서
'유령이다'하며 소리를 지르게 됩니다.
용기를 내라는 말에
베드로도 물 위를 걸어보지만,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용기를 잃고 맙니다.
상황은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신 뒤에 종료됩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꽤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어떤 것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 앞에서는
소용이 없습니다.
익숙한 장소, 익숙한 일이 주는 익숙함도
소용이 없습니다.
힘을 내고 용기를 내어보지만
나 자신이 한 없이 작고
무기력하게만 느껴집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생명을 빼앗길 것에 대한 두려움이기에
생명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명은 우리가 노력을 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이기에,
죽음 역시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큰 나머지
죽음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우리는 두려움의 늪에 더 깊이 빠져들 뿐입니다.
간혹 누구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큰 나머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어오십니다.
물이 상징하는 죽음의 힘을
당신 힘으로 누르면서 오십니다.
그 힘을 받아 비록 멀리는 못 갔지만
베드로도 죽음의 힘을 누를 수 있었습니다.
배에 오르시면서 상황이 종료되는 모습은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지금 어떤 상태에 있나요?
누구는 배에 앉아 파도와 싸우고 있고,
누구는 용기를 내어 보았지만
또 다시 물에 빠지고 있습니다.
각자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베드로처럼 주님께
소리를 지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
우리도 우리에게 내미시는 주님의 손을 잡고,
그 힘으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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