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회개한 집사.
저는 오늘 복음의 비유에 나오는 집사를 회개한 집사라고 하고 싶습니다.
물론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그를 불의한 집사라고 하고, 그러나
불의가 드러나자 영리하게 대처하였다 해서 영리한 집사라고 하지만
그 속뜻을 들여다보면 이 집사는 회개한 집사라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는 불의한 집사였습니다.
집사란 주인을 대신하여 주인 재산을 잘 관리하는 것이 그의 임무인데
자기 마음대로 낭비한 자였으니 불의한 자가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자를 주인이 그대로 놔두면 계속 낭비를 일삼을 것입니다.
그러나 주인은 그에게 집사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그는 그때부터 살 궁리를 하고 이것이 회개의 시작입니다.
곧 주인에게 빚 진 종들의 빚을 탕감해주는 일을 합니다.
그런데 얼핏 생각할 때 이것은 또 다른 불의가 아닐까?
또는 주인의 재산을 낭비한 것보다 더 불의한 짓이 아닐까?
우리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만 주인의 생각은 다릅니다.
주인의 재산을 가지고 선심을 쓰는 것이
주인이 집사에게 원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비유에서 주인이신 하느님은 선하신 분이시기에
선심을 쓰는 것, 당신의 종들이 잘 되게 집사가 마음 쓰기를 원하십니다.
본래 집사가 하는 일이 종들에게 제 때에 양식을 나눠주고
종들이 건강하고 충실하게 일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
곧 요즘 말로 하면 종들의 복지를 담당하는 것인데 그것을 잘한 것입니다.
사실 집사는 자기가 주인인 양 행세해서도 안 되고,
주인의 재산을 착복하거나 자기를 위해 흥청망청 써서는 안 되지만
맡겨진 재물을 종들에게 골고루 쓰는 것은 주인이 원하는 바입니다.
프란치스코에게 하느님은 선이시고, 모든 선이십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모든 선의 주인이시고, 모든 선은 하느님에게서 나옵니다.
그런데 모든 선의 주인이 하느님이라고 하는 것은,
내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실은 내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며,
이렇게 생각하며 사는 것이 우리가 살아야 할 가난이지만
우리가 살아야 할 또다른 것은 하느님 것의 선용입니다.
곧 하느님의 것을 내것인 양 너무 인색하게 굴지 말고,
하느님의 것을 가지고 이웃에게 팍팍 선심쓰는 것이 선용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프란치스코는 수도원에 하나밖에 없는 성경을 가난한 사람에게 주며
성경에 좋은 일을 하라고 쓰여 있으니 그렇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으며,
하느님께서 쓰라고 주신 것을 내가 필요하면 내가 쓰되
더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줘야 한다고 하였지요.
그런가 하면 프란치스코는 서리도 잘 하였지요.
어느날 길을 가다가 때가 되어 형제와 같이 포도를 따먹었었는데
동료는 도망가 붙잡히지 않았지만 프란치스코는 붙잡혀 많이 얻어 맞았고,
길 가는 내내 '맛세오는 잘 먹었네, 프란치스코는 잘 맞았네' 하며 갔다지요.
프란치스코에게 포도밭의 주인은 하느님이고,
서리란 하느님의 것의 위치 이동이기에 죄의식이 없었던 것인데,
다만 자기가 포도밭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한 대 얻어맞은 거지요.
내게는 가난하되 이웃에게는 팍팍 선심쓰는, 그런 가난과 사랑을 오늘부터!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봉사할 수 있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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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믿음을 사랑으로 받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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