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심스러운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가능하면 정치적인 나눔이라고 오해될 수도 있는 얘기를 피하려고 하지만,
정치적인 제 소견을 피력하려는 것이 아니라 복음의 가르침을 시대상황에
맞춰 얘기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예언의 소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엘리야가 와서 모든 것을 바로잡을 것이다."라는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가톨릭 사제로서 그리고 또 다른 엘리야로서
예언의 사명이 있지만 예언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지 않기에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늘 조심스럽고 매우 부담스럽습니다.
그런데도 오늘 제가 하려는 얘기는 요즘 한창 뜨거운 검찰 개혁 문제입니다.
검찰 개혁은 진보 세력이 정권을 잡을 때마다 개혁을 하려고 하는 것인데
저는 이 검찰 개혁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우리 사회를 바로잡아야 할 검찰이 제 역할을 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최고 권력으로 늘 군림하고 있고 작금의 검찰의 저항도
그 권력을 결코 놓지 않으려는 극렬한 저항의 연장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검찰은 검찰의 권력을 인정하고 또 그 권력을 이용하여
정권을 유지해온 보수 정권의 불의한 공작 정치에는 늘 협조해왔습니다.
자기들을 인정해주는 정권과는 늘 공모했지 독립적이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그런 검찰이 이제 와서 검찰 독립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검찰이 과도하게 가지고 있는 권력을 이 정권이 나누라고 하니
이제 와서 검찰 독립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버티고 있는 겁니다.
저는 지난 강론에서 수차례 얘기했듯이 검찰이 과거 어떻게
공작 정치의 하수인 노릇을 했는지 실제로 겪은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검찰 독립은 진정 검찰 독립을 위한 게 아니라
자기들의 권력을 놓거나 나누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것일 뿐임을 압니다.
그런데 이들을 바로잡겠다는 지금 진보 정권은 그러면 또 어떻습니까?
검찰을 바로잡겠다는 목적과 명분은 옳지만 이들을 바로잡을만큼
자신들이 옳고 자신들은 개혁할 것이 없습니까?
진보 정권은 보수 정권보다는 옳다는 또는 깨끗하다는 독선이 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현 정권을 포함해 진보 정권이 보수 정권들보다는
정의를 내세우는 만큼 그 부패가 적은 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느님 앞에서 볼 때나 복음에 비춰 볼 때도 깨끗한 건 아니지요.
그러니 겸손해야 하고, 자기들부터 먼저 바로잡았어야 했습니다.
저는 이 진보 정권이 정권을 잡고, 국회 다수의석을 차지할 때부터
정의를 내세우는 만큼 교만하지 말아야 할 뿐 아니라
국민을 겸손하게 섬겨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권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이 정권은 어떻게 해야 하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검찰 개혁을 하지 말아야 합니까?
우리는 양비론兩非論, 그러니까 이쪽도 나쁘고 저쪽도 나쁘다는 논리에 빠져
회의론에 빠지거나 바로잡으려는 생각이나 노력을 무력화해서는 안 됩니다.
제가 예언의 자격이 없기에 매우 조심스럽고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교회의 사제로서 제2의 엘리야가 되어야 하는 사명 때문에
이 부담스러운 얘기를 한 것처럼 정부도 검찰 개혁은 멈추지 말고
우리는 검찰 개혁이 이루어질 때까지 개혁을 완수하라고 그러나
자신을 바로잡는 노력도 병행하라고 계속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저나 신부들이 이런 얘기를 하면 일부 신자들 '저 신부는 좌파'라는 얘기를
서슴없이 하며 사제의 얘기를 예언이 아니라 정치적 발언이라고 믿고,
그래서 사제의 말을 믿기보다 세상의 거짓 뉴스를 더 믿습니다.
그런데 일부 신자들이 이런 것처럼 일부 사제들이 사실 복음에 입각하여
예언적이지 않고 정치적인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기에 저의 오늘 나눔도
예언적이지 않고 정치적인 것은 아니었는지 조심스레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나를 바로잡아줄 사람은 누구?)
http://www.ofmkorea.org/298489
18년 대림 제2주간 토요일
(바로 잡는 사람)
http://www.ofmkorea.org/175783
17년 대림 제2주간 토요일
(이미 와 있지만)
http://www.ofmkorea.org/115524
16년 대림 제2주간 토요일
(상처주는 사람이 아니라 바로잡아주는 사람)
http://www.ofmkorea.org/96519
15년 대림 제2주간 토요일
(나의 예언자는 누구?)
http://www.ofmkorea.org/85069
14년 대림 제2주간 토요일
(우리도 예언자!)
http://www.ofmkorea.org/72827
13년 대림 제2주간 토요일
(미행을 오신 주님의 뜻?)
http://www.ofmkorea.org/58483
12년 대림 제2주간 토요일
(나의 엘리야와 나의 요한은 누구?)
http://www.ofmkorea.org/45867
11년 대림 제2주간 토요일
(막 가는 자들)
http://www.ofmkorea.org/5422
09년 대림 제2주간 토요일
(화가 빛이 되도록)
http://www.ofmkorea.org/3392
08년 대림 제2주간 토요일
(신들린 사람)
http://www.ofmkorea.org/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