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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어주는 몸과 쏟아 내는 피의 현존

by 이마르첼리노M posted Jan 3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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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어주는 몸과 쏟아 내는 피의 현존

 

너희는 받아먹어라

이것은 너희를 위하여 내어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받아마셔라

너희를 위하여 내어주는 나의 피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며 내 피는 참된 음료라고 말씀하셨다. (요한 6,55)

 

나는 성찬례가 거행되는 수없이 많은 미사에서

그분의 몸을 받아먹고 때로는 그분의 피를 받아 마시기도 하였다.

그분의 몸을 받아먹는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차리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몸이 상징하는 실재는 예수님의 영적인 신성이

육체적인 인간성을 통해 나에게 육화되도록

당신의 몸을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신다는 깨달음이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의 육화가

몸과 피를 먹고 마심으로 나의 삶으로 육화되도록

내어주시는 몸과 쏟는 피라는 사실이었다.

 

나는 내가 범접할 수 없는 그분의 신성에 참여하는 길을 발견하였다.

몸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일은 사랑의 구체적인 실재다.

예수께서는 영적인 현존을 육적인 차원으로 만들어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게 하셨다.

먹을 수 있고, 씹을 수 있고, 소화 시킬 수 있는 몸으로 내어주시는 것이다.

 

먹고 마시는 일은 생존을 위한 인간의 보편적 현상이다.

자신을 음식으로 내어주는 일은 우리에게 맡겨졌다.

누군가에게 생명을 주는 일은 살과 피를 통한 앎이었다.

나를 너에게 내어놓는 구체적인 토대가 마련되었다.

무죄한 피와 연대해서 살아가도록 초대하는 것이며

불의한 고난에 처해 있는 이들과 연합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하는 피의 성사였음을 알게 되었다.

피 흘림의 최종적 의미가 주는 삶이

나의 구체적인 삶 안에 육화되는 이 참여야말로

너와 나의 관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내어주는 몸과 피 흘림이 없는 관계는 없다.

 

그리스도의 현존을 빵과 포도주에 한정시키는 믿음은

성사의 관계적 의미를 축소 시킨다.

빵과 포도주는 완전한 사람들을 위한 상이 아니며 선행을 위한 보상도 아니다.

그것을 먹는 사람들이 합당해서가 아니며

모두가 상처 입은 사람들이며 합당치 못해서이다.

인간의 여정을 위한 음식이며 병자들을 낫게 하는 약으로 주는 음식이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겐 필요하다.

나는 선한 사람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마르코 2,17)

 

우리는 성체를 받아 모시기에 앞서 이렇게 말한다.

한 말씀만 하소서. 내 영혼이 치유될 것입니다.”

내 안에 말씀하실 자리가 없이 사는 우리에게

말씀이 육화될 땅이 있다면 고쳐질 것이라는 말이다.

빵과 포도주와 말씀

내어주는 몸과 쏟아 내는 피는 말씀과 분리될 수 없는 현실이다.

받아들여진 말씀이 있는 곳에는 내어주는 몸과

너를 받아들이기 위하여 흘리는 피가 있으며 관계의 치유가 있다.

말씀이 받아들여진 마음의 밭에서 수확하는 열매들이다.

 

먹는 일은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일이다.

하느님의 현존을 먹으면서 만나고 체험한다.

하느님의 신비를 씹어 먹음으로 아는 것이다.

이처럼 신비는 내 안에서 소화되는 음식으로 전해진 현존이다.

나는 그분 안으로 그분은 내 안으로 현존하게 되는 신비의 성사다.

그분을 먹은 내가 사는 방식은 그분의 방식과 다를 수 없다.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간절한 열망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간절한 열망이 만나는 곳에

신적 현존이 발생하는 신비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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