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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1주 화요일-2018

 

기도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정의가 바로 기도는 대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화는 서로 말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니

기도의 한 부분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고,

다른 한 부분은 우리가 하느님께 말씀을 아뢰는 거라고 할 수 있는데

오늘 미사에서 1독서는 비처럼 내리는 하느님 말씀을 듣는 것에 대해,

복음은 하느님께 어떻게 말씀을 아뢰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합니다.

 

먼저 <하느님 말씀을 듣는 기도>에 대해서 보겠습니다.

 

겸손한 사람은 그리고 대화의 훈련이 되어 있거나 예의가 있는 사람은

하느님과의 대화가 아니라 일반적인 대화에 있어서도

자기말만 짓떠들어대지 않고 들으려고 하고 그리고 경청을 합니다.

들으려는 자세를 가졌을 뿐 아니라 들을 줄 아는 능력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이러하다면 하느님과의 대화에서는 더더욱

들으려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들을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들으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말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지만

들을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말은 도무지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을 생각하면 이해가 갑니다.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은 할 말이 너무 많고

반대로 들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랄까 여백은 없습니다.

 

화난 사람, 억울한 사람, 이기고픈 사람, 자랑하고픈 사람, 가르치고픈 사람,

이런 사람들이 바로 듣는 것에 있어서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이지요.


이런 사람에게는 하느님의 말씀이 비처럼 내려와도 하나도 스며들지 않고

다 흘러내려가고 말기에 하느님의 말씀이 아무런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말씀은 뜻을 반드시 완수하고야 만다는

오늘 이사야서의 말씀은 무슨 뜻입니까?


,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그렇습니다. 한 번 온 비와 눈은 하늘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이처럼 하느님의 사랑도 당신 말씀을 거두어들이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사랑의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사랑을 포기하지만

하느님은 당신 사랑의 말씀을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 기도는 우리가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일 때에야 이루어지겠지요?

 

다음은 우리가 하느님께 <우리의 말을 아뢰는 기도>에 대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기도 해야지만

우리의 말을 잘 아뢰기도 해야 되는데

그런데 이 말을 청원기도 차원에서만 이해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마치 중요한 청탁을 해야 하는데 말을 잘 해야 한다는 뜻으로 말입니다.

 

아마 우리가 청탁은 잘 할 것이고 그래서 청원기도는 잘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느님께 드릴 말씀이 청탁밖에 없어서는 안 되겠지요.

자식이 부모에게 노상 달라는 말밖에 없으면 되겠습니까?

 

성숙한 자녀라면 이제 감사의 표현도 하고

동등한 대화의 파트너로서 격조 있는 사랑의 표현도 할 수 있어야겠지요.


그래서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빈말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마음에도 없는 말이 빈 말이 아닙니까?

청할 것 외에는 감사할 것도, 찬미할 것도, 사랑 고백할 것도 없는데

뭔가 말을 해야 하니 하느님께 빈 말을 하는 것입니다.

 

빈 감사의 말,

빈 찬미의 말,

빈 사랑의 고백을 씨부렁거리면 그것이 기도가 되겠습니까?

씨부렁거린다는 표현이 좀 거칠기는 한데 빈말은 원래 씨부렁거리는 거지요.

씨부렁거리지 않고 기도를 좀 하는 우리가 되기로 합시다. 오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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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2.23 07:53:18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용서받은죄인 2021.02.23 07:52:13
    20년 사순 제1주간 화요일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하느님)
    http://www.ofmkorea.org/323349

    19년 사순 제1주간 화요일
    (비에 젖어)
    http://www.ofmkorea.org/200138

    18년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씨부렁거리지 앓고 기도를!)
    http://www.ofmkorea.org/118053

    17년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열매른 맺는 사순절의 기도)
    http://www.ofmkorea.org/99943

    16년 사순 제1주간 화요일
    (눈비같고, 퇴비와 비료같은 하느님 말씀)
    http://www.ofmkorea.org/87003

    15년 사순 제1주간 화요일
    (회개의 기도)
    http://www.ofmkorea.org/75266

    14년 사순 제1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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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ofmkorea.org/60845

    12년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주둥이가 아니라 전 존재로)
    http://www.ofmkorea.org/5604

    11년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은총의 사랑과 믿음의 사랑)
    http://www.ofmkorea.org/4970

    10년 사순 제1주간 화요일
    (주님의 목소리를 오늘 듣게 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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