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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

by 당쇠 posted Jul 0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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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건 신부님이 쓴 편지를 보면
김 대건 신부님과 취조를 하던 관장과 나눈 대화가 소개됩니다.
김 대건 신부님이 “관장께서 내가 천주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형벌을 당하게 해주시니 관장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천주님이 이런 은공을 갚고자
당신을 더 높은 관직에 올려 주시기를 바랍니다.”하고 말하니
관장과 모든 사람이 비웃고 오히려 칼을 내리는데
김 대건 신부님이 그 칼을 반겨 맞이하니 또 크게 웃었다고 합니다.

저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인 나이 현상이라고 생각되는데
나이를 먹으면 마음이 아주 약해지고 소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자그마한 불편도 그래서 두렵고
사이좋게 잘 지낸다는 핑계로 누구와 맞서는 것도 피합니다.
그래서 이해심과 포용력도 커지고
온순하고 인자한 사랑은 더 커지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큰 고통과 갈등을 감수해야하는 사랑은 피하게 됩니다.
사랑과 고통 중에서 고통을 더 크게 보고
정의로운 평화보다는 갈등을 더 크게 보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는 고통 앞에서 벌벌 떠는 작고 초라한 저의 사랑을 보며
반면 김 대건 신부님의 그 늠름하고도 뜨거운 사랑을 보게 됩니다.

늠름한 사랑이란 고통 때문에 결코 졸아들지 않는 사랑입니다.
그 정도의 고통쯤이야 “까짓것”! 할 수 있는 사랑입니다.
옴짝달싹할 수 없게 온 몸을 결박하는 칼을 받게 되었을 때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반기고,
희광이가 목을 치려 할 때
어떤 자세를 취해야 목을 치기 쉽냐고 묻는
김 대건 신부님의 의연함과 기상은
고통의 두려움을 넉넉히 넘어서는 사랑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더욱 멋진 사랑은 뜨거운 사랑입니다.
아니 타오르는 사랑입니다.
고통을 땔감 삼아 타오르는 사랑입니다.
고통이 그의 사랑을 더욱 불타오르게 합니다.
시원찮고 초라한 사랑은 고통으로 인해 사랑의 불이 꺼지지만
이미 활활 타오르는 사랑에겐 고통이 오히려 불쏘시개일 뿐입니다.

어렸을 때 이미 경험했기에 저도 이런 사랑을 알기는 합니다.
저는 누나들과 십리 정도 떨어진 성당에로 매일 미사를 다녔습니다.
변변한 옷도 걸치지 못하고 추위에 떨며 성당에 갈 때
어려서 뭐가 뭔지 모르지만 가슴에서 타오르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장마철 물이 불어 가슴까지 물에 빠지며 굴다리를 건너
물에 빠진 생쥐마냥 미사에 참석할 때
이보다 더 큰 어려움과 고통이 있어도 사랑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지난 달 저는 중국을 방문했고
김 대건 신부님이 잠시 머물며 공부하셨던 소팔가자에 갔습니다.
거기서 그 광활한 만주 벌판을 발로 누비고 다니신
김 대건 신부님의 고초와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 대건 신부님의 발자취를 따르는 성지순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 순례에는 차로 이동하는 성지 순례 말고
반드시 발로 걷는 성지 순례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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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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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넋두리 2010.07.05 21:42:39
    아고~~!
    제가 만나뵌 신부님이신줄 알고....
    죄송합니다.

    이곳에서도 만남이 이루어지네요.
    말씀나눔으로...
    요셉님 사랑합니다.

    그리고 이 마당을 마련해주신 당쇠신부님, 레오나르도 신부님이시죠?
    존경합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10.07.05 21:42:39
    넋두리님,
    어렴풋이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나네요,
    인생은 뒤돌아 보면서 깨닫는 것이라는 말,

    그래서 엠마오의 제자들도 뒤 늦게야,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았는지도 모릅니다.

    아직 살아갈 날이 남아 있을 때
    깨달을 수 있다면 그것이 은총이겠지요.

    그리고 넋두리님,
    전 신부님이 아니고 평신도입니다.
    어떻게 이런 엄청난 오해를 낳는 빌미를 제가 제공했나 싶네요.
    고맙습니다.
  • ?
    홈페이지 넋두리 2010.07.05 21:42:39
    저를 잘 아시는 어느 신부님께서 제게 해주시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제가 심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아플땐 화를 잘 내곤 했지요.
    옆에서 저를 지켜보시던 신부님께서 저를 부르시면서 "아프면 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라고....

    그때는 무슨뜻인지 알아듣지 못했는데 이제는 알 것같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곳이 그런곳이거든요.
    박해의 원인이 되었던 고장....

    그 의미를 깨달은 요즘,
    저의 수련이라 생각하며 노력하는 중이랍니다. ^^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의 선물에 대해서도, 이웃이 베풀어주신 사랑에도 "하느님 감사합니다" 는 필수이고요.

    신부님의 말씀나눔도 요셉신부님의 답글도 "감사합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10.07.05 21:42:39
    그렇습니다.

    "고통을 땔감 삼아 타오르는 사랑"
    참으로 마음으로 부터 힘이 솟아 오르는 말씀입니다.

    김대건 신부님의 발자취를 따라
    고통을 불쏘시게 삼는 삶을 살도록 저도 마음을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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