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가 듣는 콜로새서는 그 유명한 <그리스도 찬가>로서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지 말해 주는데 여기서 그리스도는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는 하느님의 모상이시고,
피조물과의 관계에서는 모든 피조물의 맏이,
교회의 머리, 만물의 으뜸이라고 얘기됩니다.
우선 "그리스도 예수님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십니다."
여기서 하느님의 모상이라고 함은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볼 수 있게 하는 모상이라는 뜻이며
우상이 아니라 모상이라는 뜻입니다.
우상은 하느님을 가리거나 오인하게 하는 것이라면
모상은 하느님을 가리키고 제대로 알게 하는 존재지요.
인간으로 치면 성인 그중에서도 세례자 요한인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지 않고 가리켰으며,
자신은 말씀이신 주님의 소리라고 자신을 자리 매김하고,
자기는 그분의 신발끈을 맬 자격조차 없을 정도로 그분은 크셔야 하고,
커지시는 만큼 자기는 작아져야 한다고 하며 주님을 옳게 증언하였지요.
그런데 우리 교리는 세례자 요한 뿐 아니라
사람은 모두 하느님의 모상/Imago Dei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말씀인데
그러나 실제의 경우 어떤 사람은 그러니까 천사와 성인과 같은 사람은
그 사람을 통해서 하느님을 보게 되지만 어떤 사람은
악마와 같아 그 사람을 통해서는 하느님을 도무지 떠올릴 수 없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통해서'라는 말을 돋을새김을 하게 됩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만물이 그분을 통하여 창조되었고",
"그분 십자가의 피를 통하여 평화를 이룩하시고, 그분을 통하여
만물을 기꺼이 화해시키셨다."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기도할 때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라고 기도를 마무리하고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를
하느님과 우리 인간 사이를 잇는 길이요 중재자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모상이자 중재이신 것처럼
우리도 진정 하느님의 모상답기만 하면 이제는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와 인간 사이의 중재자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리스도와 인간 사이의 중재자인 또 다른 이유는
우리가 천지 창조 이전에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창조되었기 때문이고,
그리스도는 우리의 머리이시고 우리는 그분 몸의 지체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당연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지체들이라면
몸에서 잘려 나가지 않는 한 다시 말해서
포도 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인 한 우리는 한 몸 안에서
서로 연결되고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연결되기 마련이지요.
이것은 마치 모세 혈관이 대동맥/대정맥을 통해 심장과 연결되는 것과
같고 그래서 손 끝의 피가 머리까지 도달하는 것과 같습니다.
단, 모세 혈관이 대동맥/대정맥과 연결되어 있고 끊어져 있지만 않다면.
그러므로 오늘 그리스도 찬가를 깊이 묵상한 우리는 이제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되어
전능하신 천주 성부 모든 영예와 영광을 영원히 받으소서"라는 소영광송을
매일 미사에서 바칠 때마다 그리스도론적인 찬미를 하느님께 드립시다.
그리고 한 몸을 이루는 같은 지체들끼리 그리스도 안에서 연대와 연합을
이루어야 함을 오늘 그리스도 찬가를 묵상하며 다시 한번 마음에 새깁시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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