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 마르코 대성당 제단화
제작년도 : 1115- 1345
크기 : 금. 은 . 보석 :직사각형 18M
소재지: 이태리 베네치아 성 마르코 대성당
갯벌 위에 세워진 도시라는 좀 특별한 성격을 띤 베네치아는 오늘은 세계에서 가장 매력 있는 문화 관광지로 자리매김 하고 있지만 이 도시가 건설되기까지의 역사는 한편의 감동적인 인간 승리의 역사였다.
갯벌이라는 악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먼저 땅을 다지는 일부터 해야 했기에 베네치아 인들은 철저히 인간의 기본이라는 것에 대해 대단한 비중을 두는 습관을 축적하면서 갯벌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다른 지역에서 좀처럼 이루기 어려운 대단한 경제적 성장과 함께 문화를 키우게 되었다.
이 도시의 상징과 심장은 무엇보다 성 마르코 대성당이다.
베네치아 공화국이 기반을 다져 좀 숨을 돌릴만한 처지가 되었을 때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된 것이 바로 도시의 상징이 될 수 있는 성 마르코 복음사가의 유해를 모신 아름다운 성당을 짓는 것이었다.
당시 모슬램으로 변하면서 보존에 위험을 겪고 있던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성 마르코 복음사가의 유해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극적으로 모시고 와서 성당을 지었다.
그런데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픈 정성의 도가 지나쳐서 당시 동로마 제국 지역에 있던 많은 아름다운 것들을, 심지어 약탈까지 해서 모은 것들로 성당을 장식했다.
한마디로 오늘 프랑스의 루브르나 영국의 대영 박물관이 여러 나라 문화재를 훔쳐서 까지 모아둔 것처럼 성 마르코 대성당의 건축재료는 인근 지역의 문화재를 훔쳐온 것 까지 동원되었으나 베네치아 인들의 높은 안목에 의해 이 대성당은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많은 이질적인 것들을 모아 조화시킨 명작이 되었다.
이런 면에서 이 성당은 모쟈익 만이 아니라 성당 전체가 바로 보물창고이나 그중에 압권이 축일에 중앙 제단을 장식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이 작품이다.
이 작품의 가치는 값비싼 금은보화를 다 긁어모아 종교적인 작품으로 남긴데 있는 것이 아니라 성서적 바탕을 둔 진정한 의미의 희망과 승리를 제시한데 있다.
이 제단화는 현존하는 중세 비쟌틴 제국의 장인들이 만든 작품 가운데 최고의 것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황금과, 은, 보석을 절묘히 조화시킨 이 작품은 신앙의 유산이기 이전 인간들이 이룬 재력의 효과가 삶의 질 향상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 지를 검증한 작품으로도 볼 수 있다.
이것은 두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1102년 베네치아 공화국의 지도자인 오르데라포 팔리에로가 동 로마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틴노폴의 장인들에게 의뢰한 것이며, 성 마르코 복음사가의 유해 이송으로 시작되는 베네치아 공화국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제작되어 큰 축일 마다 제대 앞부분을 장식하는 병풍 형식의 작품이다.
베네치아 공화국의 전성기였던 1343년 총독 안드레아 단돌로는 당시 유행하던 고틱 양식으로 중간 부분을 만들어 접합시켰는데 ,여기에 1927개의 보석을 박아 베네치아 공화국의 부를 과시했으며, 척박한 갯펄에서 시작된 베네치아 공화국이 유럽 다른 나라들과 힘겨루기를 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데 대한 과시적인 태도를 신앙을 통해 한것으로 볼 수 있다.
윗부분은 성 미카엘 천사를 중심으로 해서 예수님의 일생을 여섯 부분으로 그렸는데, 왼쪽에서부터 1)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 성지주일에 예루살렘에 입성하심, 2)예수께서 영혼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고성소에 내리심, 3)십자가에 못 박히심 , 4)예수 승천, 5) 성령강림, 6) 성모 영면과 승천이 새겨져 예수님의 일생을 통합적으로 묵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마디로 화려한 장식안에 예수님의 일생을 담아 참배객들에게 신앙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한편의 시각적 교리서를 만들었다.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천지의 창조주 구세주>
아랫 부분엔 천지의 창조주 구세주를 중심으로 왼편으로부터 복음사가인 마르코, 마태오, 요한, 루카가 둘러싸고 있으며 밑부분 중앙엔 기도하시는 성모님과 그 오른편엔 비쟌틴 제국의 이레네 (Irene)왕비, 왼편엔 베네치아 공화국의 총통으로 이 작품을 제작했던 오르데라포 파릴에르(Ordelafo Faliero)가 새겨져 있다
여기에서 왼손에 성서를 드시고 오른손으로 회중을 축복하시는 천지의 창조주 예수님은 이 제단화의 중심이기에 작가는 특별히 많은 보석을 사용해서 그분의 영광과 위엄을 표현하고 있다.
관례적으로 예수님의 머리엔 금빛 후광으로 장식하는게 보통이나 여기에서는 분홍빛과 연두색의 화려한 보석을 배합해서 천지의 창조주요 신판주이신 주님의 영광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예수님이 들고 계시는 성서 역시 하느님의 말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빈틈없이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천상의 내용을 지상의 인간들이 매력으로 여기는 값진 귀중품을 사용해서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베네치아 공화국은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교활하고 잔인한 면도 있었으나, 어려운 처지에서 하느님께 의지하는 신앙심도 있었기에 이 작품은 이런 와중에서 나름대로의 신앙표현으로 볼 수 있다.
즉, 베네치아 공화국의 번영은 자기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하느님이 도와 주셔서 자기들이 성공할 수 있었다는 나름대로의 신앙 고백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어느 국가가 경제적으로 번영하면서 자연스럽게 도입되는 그런 값비싼 장식용 효과의 전례 용품이 아니라 풍요로움 가운데서도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하느님을 향한 새로운 여정을 살고자 했던 베네치아 인들의 자기 나름대로의 수준급 신앙표현이라 볼 수 있다.
묵시록 21장은 하느님을 향한 인간 여정의 진솔한 모습을 전하고 있다. 하느님을 찾는 여정에 겪어야 하는 온갖 어려움들의 실상이 너무도 사실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베네치아 인들은 갖은 노력끝에 이룩한 번영이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이상을 향해 도약하려는 신앙의 염원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신앙으로 온갖 시련을 다 극복한 후 하느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리는 신앙 표현을 통해 자신의 허약함과 세상의 유혹 때문에 끊임없이 시달리며 좌절해야 하는 크리스챤들에게 궁극적인 희망을 제시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신앙의 장엄한 승리를 표현하고 있으며 묵시록의 다음 내용을 상기시키고 있다..
묵시록의 마지막 부분은 여러 시련과 유혹에서 승리한 크리스챤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장엄히 표현하고 있는데, 베네치아 인들이 이 작품의 봉헌 동기 역시 신앙의 승리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픈 나름대로의 신앙고백으로 볼 수 있다.
"나는 또 새 하늘과 새 땅을 보았습니다
첫 번째 하늘과 첫 번째 땅은 사라지고 바다도 더 이상 없었습니다
그리고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이 신랑을 위해 단장한 신부처럼 차리고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어좌에 앉아 계신 분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보라 이제 하느님의 거처는 사람들 가운데 있다.
..........그리고 어좌에 앉아 계신 분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보라, 내가 모든 것을 새롭게 만든다."
...... 그 도성의 성벽에는 열 두 초석이 있는데, 그 위에는 어린 양의 열두 사도 이름이 하나씩 적혀 있었습니다...........
성벽은 벽옥으로 되어 있고 도성은 맑은 유리 같은 순금으로 되어 있있습니다
두성 성벽의 초석들은 온갖 보석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 묵시록 21: 1-2. 3. 5. 14. 19)
이 작품은 자연적인 온갖 악조건을 극복하고 억척스럽게 노력해서 많은 부를 축적한 베네치아인들의 자기 과시가 아니라 , 대단한 성공을 이루고서도 자기도취에 빠지지 않고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지은 죄를 뉘우치면서 하늘 나라를 향한 그리움을 키우고자 노력했던 베네치아 인들의 신앙의 아름다움이라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지상 삶을 성공적으로 이룬 인간들이 거기에 자만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자기들이 받은 큰 은혜에 감사하며 천상을 향한 그리움을 향한 새로운 출발을 결심하며 하느님께 바친 봉헌의 아름다움으로 볼 수 있다.